교원감축 갈등…교육부 "학령인구 감소 대비" vs 교육청 "현장 반영 못해"

입력 2020-08-09 17:53   수정 2020-08-10 00:37

교육부가 교원 대거 감축을 예고하자 교육계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각 시·도교육청과 교원단체들은 “교원 감축안이 학교 현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교원 감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각 시·도교육청에 2021학년도 공립 초·중등학교 교원 정원을 1차 가배정했다. 서울교육청은 초등 일반교사 558명, 중등 일반 교과교사 570명의 감축 통보를 받았다. 전남교육청은 초등교사 정원을 78명 증원하는 대신 중등교사 정원을 224명 줄여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는 초·중등교사 234명, 인천은 중등교사 60여 명, 강원은 중등교사 224명의 감축을 통보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교사 정원 배정이 확정되면 해당 교육청들은 관할 지역 내 교사 수를 조정해야 한다.

시·도교육청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교육청은 지난달 28일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 여파로 과밀학급 위기 대처가 더욱 어려워질 게 자명하다”며 “교사 정원 감축은 학교 현장의 극심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교육부를 비판했다. 전남지역 교육단체들도 “가뜩이나 교육, 문화, 경제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농어촌의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폭거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교사 정원 감축의 대안으로 ‘순회교사’를 늘릴 방침이다. 순회교사란 특정 학교에 소속되지 않고 한 과목을 맡아 여러 학교에서 수업하는 교사를 말한다. 교원단체들은 순회교사 도입이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순회교사의 복무, 업무, 수업의 질 관리, 향후 인사관리 등 구체적인 내용조차 없는 상황에서 과연 희망자가 있을지도 미지수”라며 “일반교사를 줄이고 순회교사로 대체하면 기존 교사들의 수업 시수가 증가하고 담임 등 업무 부담도 늘어 교육력 저하만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사 정원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등 학령인구 수는 2020년 264만 명에서 2028년 191만 명으로 27.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공립 초·중등교원 신규 채용도 이미 감축을 확정했다.

교육부는 내년 공립 초등교원 채용 규모는 당초 계획이었던 3880~3980명보다 100명 줄어든 3780~3880명 선으로 정했다. 2022년엔 3380~3580명으로 기존 계획(3830~3930명)보다 350~450명 줄이고 2023년부터는 3000명 내외로 채용할 방침이다. 공립 중등교원 신규 채용 규모는 2021년 4290~4440명, 2022년 4270~4410명, 2023~2024년 4000명 내외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등교원 감축 규모는 2018년 확정돼 올해부터 실행에 들어간 것”이라며 “장기적인 학령인구 감소 등을 따져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 이후 유지해야 할 적정 교원 규모와 관련해서도 여러 논의가 오가고 있다”며 “단순히 ‘교사당 학생 수’라는 기준보다 시·도별 상황 등을 고려해 적정 규모를 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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