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는 누가 만들었을까...실리콘 밸리 혁신의 역사 [주코노미TV]

입력 2020-08-11 09:47   수정 2020-08-11 10:04

지난 6일 나스닥 지수가 1만1000선을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지난 6월 10일 1만선을 돌파한 지 40거래일 만이다. 인터넷 기술이 온 세상을 삼켜버릴 것 같았던 닷컴 버블 당시에도 나스닥 지수가 1000 포인트 상승하는데 38일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속도다. 이에 따라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나스닥을 대표하는 혁신 기업 본사는 실리콘밸리에
나스닥 상위 15개 기업들 중 10개 기업이 본사를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지역에 두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닷컴 컴캐스트 펩시코만이 각각 워싱턴, 펜실베니아, 뉴욕 주에 본사를 뒀을 뿐이다. 이들을 제외한 테크 기업들은 모두 실리콘밸리에 자리잡았다. 지난 5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7월 한 달 동안에만 해외 주식을 3조8297억원 어치 사들였다. 대부분 자금은 포스트 코로나 주도주로 불리는 나스닥 기술주에 몰렸다. 같은 기간 동안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종목은 테슬라였다. 순매수 금액이 9618억원에 달했다. 애플과 엔비디아에도 각각 2610억원, 1738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해당 기업들 모두 본사를 실리콘밸리 지역에 두고 있다. 대체 실리콘 밸리에는 어떤 혁신의 비밀이 있기에 다양한 혁신 기업들이 모여들고 있는 것일까.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쇼클리의 품에서 독립한 8명의 배신자들
벨 연구소에서 트랜지스터 개발팀을 이끌었던 윌리엄 쇼클리는 괴팍한 성격 탓에 함께 일할 동료를 찾지 못해 벨 연구소를 나오기로 결심한다. 대학원 졸업생 8명을 채용해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지역에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러나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고 했던가. 쇼클리의 괴팍함과 편집증 증세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급기야 8명의 젊은 과학자들은 집단 퇴사를 결심하기에 이른다.

1957년 9월, 쇼클리의 제자 8명은 쇼클리에 반도체 연구소를 떠났다. 한번 입사한 회사에서 정년까지 다니는 것이 관행이었던 당시 분위기 속에서 쇼클리는 이들을 '배신자'라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즈는 2006년 기사에서 8명의 배신자들이 집단 퇴사한 날을 ‘실리콘밸리가 탄생한 날’로 규정했다. 이들 8명이 실리콘밸리에서 혁신을 만들어내는 구조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쇼클리가 만들어낸 ‘8명의 배신자(The Traitorous Eight)’라는 단어는 실리콘밸리를 만들어낸 8명을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됐다.

배신자 8명이 만든 페어차일드 반도체, 실리콘밸리의 시작을 알리다
1957년 10월 1일. 쇼클리의 품을 떠난 배신자 8명은 실리콘 트랜지스터 제조를 목적으로 한 ‘페어차일드 반도체’를 설립한다. 이후 배신자 8명의 리더였던 로버트 노이스는 4개의 트랜지스터 회로를 하나의 실리콘 웨이퍼에 집적한 반도체인 집적회로를 발명했다. 집적회로는 현대 반도체 생산공정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이와 같은 혁신 기술을 통해 페어차일드 반도체는 설립 4년만에 업계를 선도한다.



그러나 배신자 8명의 독립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가진 것이라곤 열정과 지식뿐 이었던 이들은 일생일대의 조력자를 만나게 된다. 바로 오늘날 벤처캐피탈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서 록이다. 록은 뉴욕 출신 금융가로 아내와 함께 LA로 건너와 거주하던 중 배신자 8명을 만난다. 연이은 투자 거절과 우여곡절 끝에 록은 뉴욕의 기업가 셔먼 페어차일드에게서 150만 달러 상당의 투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고, 이는 실리콘밸리의 탄생을 알리는 계약으로 역사에 길이 남아있다. 뿐만 아니라 혁신 기술 개발 회사와 벤처 캐피탈 회사의 시너지가 처음 탄생한 순간이었고, 이후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업과 미국 벤처투자회사의 협력 모델은 오늘날까지 성공 방정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각자의 길을 걷게 된 배신자 8명, 실리콘밸리를 확장하다

대주주 셔먼 페어차일드와 갈등을 계기로 배신자 8명은 줄줄이 페어차일드 반도체를 떠났다. 배신자 8명 중 가장 먼저 페어차일드 반도체를 나온 유진 클라이너는 토마스 퍼킨스와 함께 벤처캐피털 회사인 ‘클라이너퍼킨스’를 창업했다. 매년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를 발간하는 것으로 유명한 정보기술(IT) 여제 메리 미커가 클라이너퍼킨스 출신이다. KPCB로 사명을 바꾼 클라이너퍼킨스는 오늘날 글로벌 최대 벤처캐피털 회사 중 하나다.

페어차일드 반도체를 거의 마지막까지 지켰던 로버트 노이스와 고든 무어는 1968년에 독립해 인텔을 창업했다. 이때도 아서 록이 초기 투자를 진두지휘했다. 당시 이미 ‘데이비스앤록’이란 벤처 투자 회사를 운영하고있던 록은 인텔을 창업하겠다는 로버트의 계획을 듣고 2시간동안 15통의 전화로 25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개인적으로도 30만달러를 투자했고 인텔의 초기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유진 클라이너의 클라이너퍼킨스 역시 10만달러를 투자했다.

배신자 8명은 아니지만 페어차일드 반도체의 영업 부장이었던 제리 샌더스는 에드윈 터니와 함께 AMD를 설립했다. 마찬가지로 페어차일드에서 영업을 담당했던 돈 발렌타인은 퇴사해 세쿼이아캐피탈을 설립했다. 세쿼이아캐피탈은 PC에서 인터넷, 스마트폰, 소프트웨어로 이어지는 혁신의 순간마다 현명한 투자를 통해 '잭팻'을 터뜨렸다. 세쿼이아캐피탈이 투자한 회사로는 애플, 오라클, 시스코, 야후, 페이팔, 구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이 있다. 국내에도 지난해 무신사에 2000억원, 2014년엔 쿠팡에 1000억원, 2018년에는 토스와 마켓컬리에 각각 440억원, 300억원을 투자했다.
실리콘밸리의 혁신 성공 방정식, 페어칠드런
페어차일드 반도체 회사 혹은 배신자 8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회사들을 ‘페어칠드런’이라고 부른다. 오늘날 실리콘밸리 지역에 현존하는 65개 이상의 회사들이 페어칠드런이다.

'배신자 8명'의 성공 스토리는 오늘날 페어칠드런 회사들의 성공 비결이기도 하다. 배신자 8명은 혁신 기술과 모험 자본의 결합이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터득했다. 실제로 이들은 페어차일드 반도체와 인텔 등의 회사를 통해 이를 증명했고, 엄청난 성공 가능성을 눈여겨본 투자자들은 기꺼이 모험 자본을 내놓았다. 실리콘밸리의 성공 방정식은 더욱 견고해졌다. 자연스레 혁신 기술 개발 회사와 벤처캐피털 회사들이 실리콘밸리 지역에 모여들었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리고 활발히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기술 회사와 벤처투자 회사의 협력은 계속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주코노미TV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획=주코노미, TIGER ETF
총괄=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글·출연=이용재 미래에셋자산운용 ETF기관마케팅 팀장
진행=나수지 기자
촬영·편집=고원일 PD
제작=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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