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 특수 노리는 시멘트·레미콘…철도유실 따른 물류비 증가는 부담

입력 2020-08-12 16:52   수정 2020-08-13 02:15

건설경기가 침체에 빠진 데다 사상 유례없는 장마로 전국 건설 현장이 마비되면서 시멘트·레미콘업계가 개점 휴업 상태에 놓였다. 하지만 장마 후 복구 작업이 본격화되면 업계 일감이 급증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12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시멘트 출하량은 258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건설경기 침체 탓이다. 2분기 실적도 원가 절감 성과를 낸 쌍용양회(시멘트)와 유진기업(레미콘) 등 업계 1위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은 부진했다.

하지만 4분기부터 업계 전체적으로 폭우 피해 복구에 따른 실적 호전이 예상된다. 이번 폭우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도로가 파손되거나 제방이 무너지고, 산사태로 옹벽과 축대가 붕괴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1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에 따른 시설 피해는 2만4203건(공공시설 9932건, 사유시설 1만4271건)이 접수됐다. 물에 잠기거나 파손된 민간주택은 5926채, 축사·창고는 2521개에 달했다. 도로·교량 5223개소, 하천 1023개소, 저수지·배수로 449개소가 파손·유실되는 피해를 봤다. 산사태도 전국적으로 1134건 발생했다.

시설을 복구하기 위해선 시멘트와 여기에 골재를 섞은 레미콘이 필수다. 산사태와 홍수를 예방하기 위한 옹벽, 축대 보수와 제방 개·보수 작업도 대대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한 시설 파손으로 복구 수요가 커지면서 중소 레미콘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난 전례가 있다.

시멘트·레미콘업계는 폭우 피해 복구 수요에 따른 실적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이번 장마가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긴 만큼 복구가 이뤄지는 9월부터 시멘트 출하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시설 복구 작업에 따른 매출 증가는 3분기 말이나 4분기 실적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시멘트업계가 4조3218억원 규모인 작년 매출 수준을 넘어설지도 관심사다. 이런 기대는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쌍용양회 주가는 폭우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달 24일 4895원을 찍은 뒤 계속 상승해 12일 567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모든 업체가 가파른 실적 상승을 기대할 형편은 아니다. 충북지역에 내린 물폭탄으로 충북선 철도가 유실돼 20여 개 철도기지에서 이달 말까지 시멘트 운송이 잠정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륙운송 비중이 높은 시멘트업계는 물류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시멘트업계는 해안가에 있는 공장에서 선박을 통해 시멘트를 운송하는 해안사(쌍용양회, 삼표·한라시멘트)와 내륙에서 철도로 운송하는 내륙사(한일·한일현대·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로 구분된다. 내륙사들은 당분간 철도로 한 번에 보낼 물량을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40여 대로 나눠서 운송하느라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레미콘업계의 경우 충북 등 폭우 피해지역 인근에 주로 중소 레미콘업체가 분포하고 있어 대형사보다는 중소형사들의 실적 증가가 예상된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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