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분기 만에…HMM '해운 부활 신호탄' 쐈다

입력 2020-08-12 17:00   수정 2020-08-13 01:44

HMM(옛 현대상선)이 지난 2분기 136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5년 1분기 이후 21분기 만의 흑자전환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유가 급락 등 일시적 영향도 있었지만, 정부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으로 전방위 지원에 나선 것도 서서히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로 오히려 반사이익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사진)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HMM이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367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20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1조3752억원으로 전 분기(1조3131억원)보다 621억원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물동량 감소에도 실적이 개선된 가장 큰 이유로는 저유가가 꼽힌다. 연료비는 선사 총 운영비용의 15~30%를 차지한다. 국제 유가가 서부텍사스원유(WTI)를 기준으로 4월 저점을 찍은 뒤 이달 11일 41.61달러에 머무는 등 1월 최고점(배럴당 63.27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을 유지하면서 관련 비용이 급감했다. 반면 운임은 오히려 올랐다. 물동량 회복세에도 주요 해운사가 운항 편수를 늘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2018년부터 추진 중인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역시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 HMM은 2018년 정부로부터 3조1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받아 국내 조선사에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 올 4월 인도받은 2만4000TEU급(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를 필두로 현재 9척이 유럽~아시아 항로 등에 투입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향상됐다는 분석이다.
해수부 “금융·세제 지원 강화”
이번 흑자전환으로 한진해운 파산(2016년 8월) 이후 침체됐던 한국 해운산업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진해운 파산 전 105만TEU에 달했던 한국 해운사들의 총 선복량은 2016년 말 46만TEU까지 떨어졌지만 정부의 전방위 지원에 힘입어 올 7월 기준 65만TEU까지 회복됐다.

다만 앞으로도 이 같은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될 가능성 등 ‘암초’가 산적해 있어서다. 문 장관이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지만 HMM의 경영은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해수부는 이 같은 어려움을 반영해 2022년 해운산업 총 매출 목표치를 51조원에서 42조원으로 낮춰 잡기로 했다.

또 목표 달성을 위해 해운사 유동성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단기적으로는 해양진흥공사가 선사의 선박을 매입한 뒤 다시 빌려줘 유동성을 지원하는 제도인 ‘세일 앤드 리스백’ 사업을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불황기에도 선사들이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리스전문 선주회사’ 설립을 추진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새로 건조하는 선박에 투자하는 기업의 법인세를 깎아주는 등 세제 지원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장관은 “HMM이 2022년 연간 당기순이익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현재 59만TEU 수준인 컨테이너 선복량을 2022년 100만TEU까지 확대해 미주 동안과 남미, 중동 등 신규 항로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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