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가치株' 삼성물산 모처럼 뜀박질

입력 2020-08-12 17:08   수정 2020-08-13 02:49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사다. 한국 경제의 축소판으로도 불린다. 자동차를 제외하고 영위하지 않는 사업이 거의 없어서다. 본업은 크게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다. 계열사를 통해 바이오, 반도체, 금융, 디스플레이 등을 영위한다. 계열사 지분 가치만 40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12일 기준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은 22조3330억원이다. 보유지분을 차치하고 본업의 가치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분을 43.4%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도 6만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의 지분가치가 재평가돼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건설 부문 실적 개선도 예상되고 있다. 8·4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면서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계열사 지분가치 35%↑
한국경제신문이 삼성물산이 보유한 5개 계열사의 지분가치를 계산했다. 그 결과 12일 기준 46조6071억원을 기록했다. 연초(34조4137억원) 대비 35% 증가했다. 지분의 43.4%를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급등한 영향이 가장 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4.85%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월 2일 40만원 초반대였으나 12일 84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도 1.37% 오른 5만9000원에 마감했다. 삼성물산은 8.14% 오른 11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기업가치 중 본업은 9.2%, 계열사 지분가치는 89.8%”라며 “특히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여도는 각 34%, 45%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계열사 지분가치가 사상 최고”라고 강조했다.
건설업도 개선 예상
정부의 8·4 부동산 대책으로 본업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이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이 관건이다. 강남에 삼성물산의 재건축 물량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4월 신반포 15차 재건축(사업비 2400억원 규모), 5월에는 반포주공 1단지 3주구(8087억원)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물산의 영업이익은 922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대비 6.39% 늘어난 규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비사업 등 수주로 래미안 브랜드 가치가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이는 곧 삼성물산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를 누르던 검찰 수사도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업계에서 나온다. 전날 ‘삼성노조 와해’ 혐의로 재판을 받은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주주환원 정책도 기대 요인이다. 지난 2월 삼성물산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자사주 280만 주(약 3000억원)를 소각한다고 밝혔다. 기존 2000원이었던 주당배당금도 앞으로 점차 높여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운용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지분가치, 실적개선, 주주환원 등 3연타 호재를 갖고 있다”고 했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삼성물산 목표주가를 18만원으로 제시했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삼성물산 목표주가를 기존 14만5000원에서 16만원으로 높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30만원을 바라보는 의견도 있다.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지분가치, 실적개선, 주주환원 등이 모두 반영되면 30만원도 가능한 주가”라고 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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