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삼다수, 청정 마케팅으로 100년 브랜드로 키울 것"

입력 2020-08-13 15:20   수정 2020-08-13 15:22


“글로벌 시장 공략을 통해 삼다수를 100년 브랜드로 만들겠다.”

지난 6월 취임한 김정학 제주개발공사 사장(사진)의 포부다. 올해 들어서만 대기업, 식품기업 등이 잇달아 생수 사업에 진출했다.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는 이 시장의 1등은 민간기업이 아니라 공기업이다. 제주도청 관할 공기업인 제주개발공사는 1998년 ‘제주삼다수’를 선보인 뒤 22년간 줄곧 1위 자리를 지켰다. 국내 생수 시장을 개척하고 성장을 이끌었다.

김 신임 사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생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국내 1등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진출한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등으로 시장을 넓혀 삼다수를 글로벌 생수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출근 첫날 취임식은 생략하고 삼다수 생산공장을 찾았습니다.
“1등 국민 생수인 제주삼다수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와 B2B(기업 간 거래) 영역 모두에서 영향력이 큰 생수 브랜드입니다. 그동안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삼다수를 접해 왔지만 이제는 직접 현장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책임이 무겁습니다. 공사 매출의 90%가 제주삼다수에서 나옵니다. 생산 현장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소통하기 위해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생수는 물류비용 때문에 수출이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취임사에서 수출을 강조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국가별로 선호하는 물맛이 다 다릅니다. 글로벌 브랜드보다 로컬(지역) 브랜드 생수가 각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국내 생수 수출량의 절반가량을 제주삼다수가 차지하고 있지만 전체 물량이 많지는 않습니다. 글로벌 생수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제주삼다수는 물을 돈 주고 사 먹지 않던 시대에 국내 생수 시장을 개척해 1조원 규모로 키워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습니다. 제주의 청정 자연을 알리고, 고급 생수 이미지를 강화하는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펼칠 계획입니다.”
▷중점 수출 국가는 어디입니까.
“삼다수 수출 물량 가운데 70%가 아시아 국가에 집중돼 있습니다. 괌, 사이판과 같은 미국령 지역도 삼다수 소비가 많은 곳입니다. 올해는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서 유통망을 넓힐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시장 진출이 꿈입니다. 미국 서부 교민사회를 시작으로 중부와 동부로 영업망을 확대하는 ‘동진(東進) 전략’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에 2년 만에 재도전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1997년 중국 수출을 시작했지만 취수량 제한으로 생산을 늘리기 어려웠습니다. 내수 수요부터 맞추다 보니 2018년 수출을 잠정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올해 들어 상하이 교민사회를 중심으로 삼다수를 마시고 싶다는 문의가 급증해 수출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해외에서 한국 생수를 사 먹어야 하는 이유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요.
“제주도는 세계가 인정하는 자연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 등 유네스코로부터 3관왕을 받았습니다. 아시아인들은 제주의 청정 환경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삼다수의 글로벌 마케팅이 성공하면 국내 다른 생수 브랜드의 해외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생수 시장에 뛰어드는 브랜드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싼 가격을 무기로 시장에 뛰어드는 생수 브랜드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수원지 하나에서 여러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장 경쟁은 치열해졌지만 삼다수를 찾는 수요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현재 2·3·4위 생수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을 다 합쳐도 삼다수보다 낮습니다. 올해 상반기 삼다수의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확대됐습니다. 소비자들이 삼다수의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건강을 위해 좋은 물을 찾는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입니다.”
▷삼다수 수원지인 제주가 관광객 증가로 쓰레기가 급증하는 등 오염되고 있습니다.
“삼다수 공장이 있는 조천읍 교래리는 한라산 중턱에 있어 오염원이 없고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입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취수원 주변의 사유지를 매입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매입한 사유지를 합하면 축구장 87개 규모에 달합니다. 3시간에 한 번씩 수질 검사를 하며 품질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습니다.”
▷공기업으로서 민간기업과 경쟁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공기업의 짜여진 틀에 갇혀 민간 브랜드보다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주도민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은 큰 경쟁력입니다. 25년 전 도청에서 공직생활을 하면서 제주개발공사가 설립되는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첫 삼다수 제품이 나왔을 때 도민들이 기뻐했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철저한 취수원 관리, 전폭적인 연구개발 투자, 24시간 생수 품질 검사 등은 공기업이 더 잘할 수 있습니다.”
▷공사가 제주 지하수 자원을 독점 관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과거 제주도는 비가 오면 물이 고이지 않고 땅속으로 금방 스며드는 탓에 마실 물이 귀했습니다. 1980년대까진 지하수를 개발할 기술도 없었죠. 제주개발공사 설립 후 지하 420m까지 지하수를 팠습니다. 이후 도민과 온 국민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됐습니다. 제주개발공사는 귀한 자원인 제주 지하수의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삼다수에서 나온 이익은 도민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사업, 감귤가공사업 선진화 등에 쓰고 있습니다.”
▷임기 동안 공사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국내 1등에 안주하지 않는 혁신 공기업으로 만들겠습니다. 글로벌 시장 도전을 계속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지역 개발에도 적극 나설 겁니다. 정체된 제주 원도심을 개발하는 사업, 물 산업을 강화해 청년 일자리를 많이 만들 겁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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