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폭염 땐 저혈압 위험…증상 느끼면 약 바꿔보세요

입력 2020-08-14 14:44   수정 2020-08-15 02:16

긴 장마와 반짝 더위가 반복되는 날씨 탓에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때다. 특히 고혈압 당뇨 콩팥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여름을 잘 나는 것이 쉽지 않다. 높은 기온에 땀을 많이 흘리면 몸속 수분 균형을 맞추기 쉽지 않은 데다 체력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장마가 지난 뒤 폭염이 예보되면서 만성질환자 건강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각종 만성질환자가 여름을 잘 나기 위해 신경 써야 할 것들에 대해 알아봤다.

혈압 조절 능력 떨어진 고혈압 환자
혈압이 정상보다 높은 고혈압은 겨울에 위험한 질환으로 알려졌다. 기온이 낮아져 혈관이 수축되면 혈압이 올라가고 이 때문에 심장 질환 등 각종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름 날씨도 고혈압 환자 건강을 위협한다.

폭염이 심한 날씨는 고혈압 환자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 무더위에 노출되면 인체는 체온을 낮추기 위해 혈관을 확장한다. 땀을 흘려 몸 밖으로 열을 방출한다. 폭염에 노출돼 갑자기 혈관이 확장되면 혈압이 급격히 낮아진다. 심하면 이 때문에 정신을 잃는 열실신이 생길 위험도 있다.

평소 고혈압 약을 먹고 있는 환자라면 더 위험하다. 고혈압 약은 혈관을 확장해 혈압을 떨어뜨리는 원리이기 때문이다. 고혈압 환자는 고령층이 많아 전립선비대증 약과 고혈압 약을 함께 먹는 환자도 많은데 이는 또 다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두 약물을 함께 복용하면 혈관이 더 확장돼 몸을 움직이면 혈압이 떨어지는 체위성 저혈압이 생길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고혈압 환자는 혈관 탄력성이 낮아 혈관이 확장돼도 혈압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갑자기 일어나거나 눕는 것처럼 자세를 바꾸면 저혈압 증상을 호소하기 쉽다.
과도한 냉방도 건강 위협
실내에서 에어컨을 트는 등 냉방을 해 온도가 바뀌는 것도 고혈압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 무더운 실외에 있다가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인체는 열 손실을 막기 위해 피부와 말초혈관을 급격히 수축한다. 이 때문에 혈압이 높아질 위험이 있다. 혈류가 바뀌면서 수족냉증처럼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환자에 따라 두통을 호소하기도 하고 심·뇌혈관 질환이 발행하기도 한다.

이를 예방하려면 실내 온도를 외부 온도와 5도 이상 차이 나지 않도록 유지해야 한다. 에어컨을 트는 실내에 들어갈 때는 긴 소매 옷과 양말 등을 착용해 찬 공기가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삼가야 한다. 혈관이 더 많이 수축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이뇨 작용을 하는 커피와 콜라를 마시는 것은 물론 술을 먹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혈액 순환을 돕기 위해 주 3회 30분씩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운동은 혈관 탄력을 높여 혈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평소 먹던 고혈압 약이 자신에게 잘 맞는지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김미현 일산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겨울철 낮은 기온 때문에 혈관이 수축된 상태에서 혈압을 잰 뒤 이에 맞춰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다가 여름에 혈압이 크게 떨어져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고 했다. 그는 “여름철에 두통, 현기증이 잦아지거나 누웠다가 일어날 때 머리가 핑 도는 저혈압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혈압약 복용량과 종류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당뇨 환자 외출 땐 물과 사탕 챙겨야
당뇨 환자도 여름을 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당뇨병이 있으면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운동해야 하는데 무더위 때문에 생활습관이 불규칙해지기 쉽다. 무더위 때문에 입맛이 떨어져 식사를 거르면 저혈당이 생기기 쉽다. 어지럼증, 떨림은 물론 심하면 혼수상태로도 이어질 위험이 있다. 덥다고 시원한 과일과 음료수 등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혈당이 높아질 위험이 크다.

여름철 땀을 흘려 탈수 증상이 생기면 혈당이 올라간다. 혈액이 끈적끈적해져 혈관이 막히기 쉽다. 복장이 가벼워지면 각종 당뇨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 당뇨 환자는 자외선에 노출돼 백내장 등 안과질환이 생기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당뇨 환자가 건강하게 여름을 나려면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물을 많이 마시면 당뇨 증상이 심해진다고 생각해 물을 잘 안 마시는 환자도 많다. 하지만 갈증을 해소할 정도의 물을 계속 마셔야 혈당이 높아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을 마시는 것보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설탕이 들어간 음료를 마시면 혈당이 높아져 갈증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것이 낫다.

기온이 높지 않은 아침과 저녁 이후에 운동해야 한다. 발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운동할 때는 통풍이 잘되는 운동화, 면양말 등을 신어야 한다. 운동이 끝난 뒤엔 발을 깨끗이 씻고 완전히 말려야 한다. 임창훈 일산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외출할 때는 탈수와 저혈당을 막기 위해 생수 한 병, 사탕 두 개 정도를 챙기고 눈과 발을 보호하기 위한 선글라스, 모자, 양말, 운동화 등을 챙겨야 한다”고 했다.
콩팥병 환자, 과일 섭취 주의해야
여름철 28.8도를 기준으로 기온이 1도 높아질 때마다 콩팥 기능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가 23.3%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여름은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시기다.

여름철 콩팥 건강은 체내 수분, 전해질, 칼륨이 좌우한다. 몸속 적정한 수분량을 유지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려 탈수 증상이 나타나면 콩팥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든다. 콩팥 기능이 떨어진 만성 콩팥병 환자는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위험이 높다.

투석 치료를 받는 만성 콩팥병 환자는 지나친 수분 섭취가 독이 될 위험이 높다. 무더위에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수분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전신이 붓거나 폐가 붓는 등의 증상이 생기기 쉽다.

만성 콩팥병 환자는 과일과 채소를 먹을 때도 칼륨 섭취량을 따져봐야 한다. 칼륨은 근육 작용에 관여하는 전해질이다. 칼륨의 90%가 콩팥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는데 콩팥 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배설 능력이 저하돼 몸속에 칼륨이 쌓인다. 이때 사지저림, 부분마비, 전신무력감은 물론 심장근육에도 영향을 줘 부정맥, 심장마비 등이 생기기 쉽다.

투석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라면 소변을 본 양만큼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는 수분 배설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300~500cc 정도의 수분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때 빨대를 이용하거나 물 대신 얼음으로 섭취하면 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된다. 칼륨 함량이 높은 과일 섭취는 피하고 채소를 먹을 때는 물에 데쳐 칼륨 섭취를 줄여야 한다. 이미정 일산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 콩팥병은 식사 요법만으로 고칠 수 없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해 약을 먹거나 투석 치료를 하는 등 자신에게 필요한 조치를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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