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코로나 이후 소비 트렌드는 '홈코노미'

입력 2020-08-13 17:18   수정 2020-08-14 02:4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며 전 세계는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생존의 공포에 휩싸였다. 이 공포는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바꾸고 있다. 많은 사람이 외출을 가급적 삼가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낸다. 여름휴가에도 해외여행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가까운 곳에 들러 휴식을 취하는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기존 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 급변한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발 빠르게 변해야만 한다.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가 쓴 《코로나가 시장을 바꾼다》는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발생한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기업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생긴 새로운 표준을 ‘넥스트 노멀(next normal)’로 부르며 사람들의 새로운 일상과 가치관이 소비 지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저자에 따르면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홈코노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집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를 찾기 시작했다. 보드게임 매출이 늘어나는 등 실내 놀이, 게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시간을 보다 재밌게 보내기 위한 아이디어도 나왔다. 400번 저어 마시는 달고나 커피, 1000번 저어 만드는 수플레 등이 인기를 끌었다. 홈카페 관련 가전 판매도 늘었다. 커피 머신, 와플 메이커, 샌드위치 메이커 등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영화관을 방문하지 않고 집에서 영화를 보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빔 프로젝터, 홈시어터 판매도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은 면역력에 대한 관심도 크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관리하는 ‘셀프 메디케이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저자는 “과거에는 건강을 챙기는 사람이 주로 중장년층에 집중됐다”며 “코로나19 이후엔 20~30대 청년도 건강 관리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한다.

잡코리아가 코로나19 확산 후 20~40대 직장인 24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2.7%가 ‘코로나 이후 건강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고 답했다.

육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과 관련된 산업도 발달할 전망이다. 질병의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를 겪으면서 우울감, 불안함, 무기력증 등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멘탈’과 ‘팬데믹’을 결합한 ‘멘탈데믹’이란 용어도 등장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심리 방역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염병의 대규모 확산으로 인해 보호무역과 고립주의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미 지역을 중심으로 경제 발전이 이뤄지는 ‘로컬리즘’이 나타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원거리 이동을 지양하고 자신의 집 근처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소비를 하고 있다.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재배되거나 사육된 로컬 푸드를 즐겨 먹는 사람도 등장하고 있다.

문화 소비에선 세대 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저자는 “젊은이는 집에서도 인터넷 게임과 넷플릭스 등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자유자재로 활용하지만, 디지털 기기 활용이 어려운 노인은 TV 시청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