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11년 만에 관리종목 지정

입력 2020-08-14 21:00   수정 2020-09-29 17:04


쌍용자동차가 11년 만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쌍용차 회계감사를 맡은 삼정회계법인이 2분기 보고서에 대해 감사의견 제출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쌍용차가 생사의 기로에 섰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14일 쌍용차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3시19분부터 오는 19일 개장 전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상장 기업은 6개월마다 작성하는 반기보고서가 회계법인으로부터 비적정 감사의견(한정, 부적정, 의견 거절)을 받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삼정회계법인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4624억원 초과하는 등 쌍용차가 계속기업으로서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쌍용차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건 2009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관리종목 지정을 계기로 쌍용차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더 부정적으로 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차량 판매에 타격을 입고, 잠재적 투자자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2017년 1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내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분기에는 매출 7071억원에 영업손실 1171억원을 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적자다.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은 추가로 투자하지 않고 새 투자자를 찾아 나선 상태다.
14분기 연속적자·마힌드라 투자 포기
3분기 내 새 투자자 못찾으면 2009년 이어 법정관리 불가피
쌍용자동차가 생사의 기로에 섰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한국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은 쌍용차에 추가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3분기까지 새로운 투자자를 못 찾으면 2009년에 이어 또다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6월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국내외 잠재 투자자에게 투자 의향을 타진했지만, 현장 실사를 할 정도로 관심을 보인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두 곳의 투자자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쌍용차를 둘러싼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섣불리 투자 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쌍용차는 2017년 1분기 이후 1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적자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2분기엔 1171억원의 적자를 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지난 3년6개월간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6271억원이다. 자본잠식률은 작년 2분기 말 11.2%에서 올 2분기 72.9%로 뛰었다.

쌍용차가 위기에 처한 배경은 높은 매출 원가율이다. 올 상반기 매출(1조3562억원)에서 매출 원가(1조3414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98.9%에 달했다. 차를 팔아서 재료비와 인건비를 부담하고 나면 남는 게 없는 구조다. 다른 완성차업체의 매출 원가율은 80% 수준이다. 올 들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출길도 막혔다. 올 들어 7월까지 판매량은 5만684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8% 감소했다.

마힌드라는 더 이상 쌍용차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상태다. 지난 1월 2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 4월 돌연 400억원의 일회성 특별자금만 지원하겠다고 방향을 바꿨다. 1대 주주(지분율 74.7%) 지위도 내려놓겠다고 했다. 추가 투자를 받지 못하면 내년 하반기 이후에 나올 차량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을 막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매달 돌아오는 어음 규모가 1500억원이고, 1년 내 갚아야 할 차입금도 3899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외국계 은행이 쌍용차에 대출을 회수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형/고재연/도병욱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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