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의 100일 vs 주호영의 100일…"민심이 돌아섰다"

입력 2020-08-15 08:00  


여야 원내대표가 '지지율 역전'이라는 180도 달라진 국면에서 차례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압도적 총선 승리를 안고 시작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잠정 보류한 가운데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통합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4년 만에 민주당 지지율을 추월했다. 창당 이래 처음. 100일 전 상황은 완전히 달랐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총선 민심을 등에 업고 '개혁 입법'을 강행했으나 역풍을 맞았다. 반면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 투쟁'을 통해 당을 위기에서 구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총선 민심 고무됐던 김태년, 부동산입법 역풍 맞아 '휘청'
사실 지난 14일은 주호영 원내대표보다 하루 앞선 올 5월7일 취임한 김태년 원내대표의 '100일'이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관례적으로 하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도 수해 복구를 이유로 다음주로 잠정 미뤘다. 속내가 복잡한 탓이다.

176석 '거대 여당' 지휘봉을 잡은 김태년 원내대표의 출발은 탄탄대로였다. 20대 국회 임기가 남아있던 5월20일 주호영 원내대표와 합의해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n번방 방지법' 등을 처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21대 임기 시작 직전인 같은달 28일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오찬 회동을 갖고 '협치' 의지도 나타냈다.

문제는 21대 국회 개원 협상부터였다.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배분을 둘러싸고 통합당과 팽팽히 맞섰다.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린 데다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까지 겹치면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노른자 상임위'를 대폭 내주는 11대 7 합의안마저 결렬되자 김태년 원내대표는 법사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원장을 여권 단독으로 선출했다.

그러자 협상 파트너 주호영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하고 전국 산사를 돌며 칩거에 들어갔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강원도 고성 화암사까지 찾아가 설득했으나 결과는 별무소득. '독식 여당' 프레임을 유도하는 야당의 반격에도 김태년 원내대표는 상임위 싹쓸이 강수를 뒀다.

35조1000억원 규모의 3차 추경은 여당 단독 원 구성 후 닷새 만에 본회의를 넘었다. 이를 계기로 김태년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를 기치로 정면돌파 카드를 선택했다.

서울 부동산 폭등세에 정부·여당 지지율이 동반 급락하자 △종합부동산세 강화 △임대차 3법 등 '주택시장 안정화 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법안을 밀어붙였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인사청문 보고서도 여당 단독으로 채택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는 '행정수도 완성론'을 주장하며 여론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100일을 맞은 김태년 원내대표에 대한 평가는 '흐림'이다. 야심차게 던진 임대차 3법 승부수에도 오히려 민심은 돌아섰다. 통합당을 배제한 원내운영을 놓고 당내에선 "(야당을) 너무 밀어붙이자 중도층이 떠나갔다"는 우려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원내투쟁' 주호영, 김종인과 합 맞추며 "정책 정당 시동"
15일 취임 100일을 맞는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14일) 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처음엔 '여대야소' 정국에서 여당에 끌려다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반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총선에서 대패한 야당의 지휘봉을 잡자마자 리더십 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난제였던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을 풀어냈다. 아울러 여당과의 원 구성 협상에 돌입하며 "현실적인 의석 수를 인정하고 국정에 협조할 것은 과감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현실'은 여의치 않았다. "개헌(200석) 빼고는 다 할 수 있다"는 176석 거대 여당에 제동을 걸기 위해 '법사위 사수' 배수진을 쳤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여당의 상임위 싹쓸이를 유도한 뒤 '독주 프레임'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오히려 민주당이 3차 추경에 이어 부동산 관련 법안과 공수처 후속 법안을 힘으로 밀어붙이자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에 처했다.

이어 원내투쟁과 장외투쟁을 병행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김종인 위원장의 '제동'에 하루 만에 흐지부지됐다.

첫 대정부질문에선 여당을 겨냥해 검언유착, 부동산 문제를 골어 파상 공세를 폈지만 확실한 '한 방'이 부족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의 인사청문회 국면에서도 개인신상 공세에 집중해 여론을 돌리지 못했다는 일각의 지적도 나왔다.

반전 카드는 윤희숙 의원의 국회 자유발언이었다. 여당의 임대차 3법 처리 본회의 당시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말로 시작한 윤희숙 의원의 발언은 반향이 컸다. 목소리부터 높이는 강경 장외투쟁 쪽으로 치닫던 통합당에서 새로운 원내투쟁 방식을 선보였다는 평이 나왔다.

전국적 집중호우 피해에 기민하게 대응한 것도 호평을 받았다. 통합당 지도부는 집중호우 피해가 큰 호남 지역을 연일 찾아 수해복구 활동을 벌이며 원내투쟁과 현장방문을 병행하고 있다. '재난 추경'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로선 거대 여당의 힘에 밀려 다소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막판 '흐리다 맑음'의 반전 평가를 따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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