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에서 '발굴'로 재탄생한 '유 퀴즈 온 더 블럭' [김희경의 콘텐츠 PICK]

입력 2020-08-14 15:51   수정 2020-08-14 16:39


이야기를 '발견'하던 것에서 '발굴' 하는 것으로 재탄생했다.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시즌 3는 이를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유재석, 조세호가 진행하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최근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달 29일엔 3.5%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2018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각 지역의 골목길을 다니며 시민들과 만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퀴즈를 풀었다. 시즌1에 이어 시즌 2까지 이어져 오던 이 방식은 시즌 3가 되면서 갑자기 바뀌었다. 시즌 3 시작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민들을 찾아다닐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위기가 찾아왔지만 참신하고 알찬 구성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시즌 1, 2는 우연성에 의존해 이야기를 '발견'하는 것이었다. 시즌 3에선 뛰어난 기획력을 바탕으로 최대한 다양하고 사람들이 잘 몰랐던 이야기들을 '발굴'한다. 프로그램은 매회 '직업' '역사' '돈' 등 하나의 주제를 갖고 진행된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인물들을 섭외해 이야기 나누고 퀴즈를 푼다. '직업의 세계'엔 배우, 기자, 게임개발자부터 최고령 호텔 도어맨, 고독사 등 죽음의 현장에서 정리와 청소를 하는 특수청소 전문가까지 나왔다. 다양한 직업군을 접할 수 있게 해준 것은 물론 사람들의 일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 등을 담아냈다.

오는 15일 광복의 날을 맞아선 '역사'를 주제로 풀어냈다. '남겨진 이들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유관순 열사와 함께 수감됐던 시각장애인 심영식 애국지사의 아들 문수일 씨, 김구 선생이 유모차에 도시락 폭탄을 담아 이봉창 의사에게 전달했을 때 유모차에 타고 있던 아기였던 한순옥 여사가 나왔다. 우리는 잘 몰랐던 교과서 밖의 역사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2년 동안 세계 곳곳을 돌며 독립운동 유적지와 후손들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김동우 다큐멘터라 사진 작가도 출연했다. 김 작가로부터 독립을 위해 해외에서 물심양면으로 힘쓴 수많은 조상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이 만남들을 더욱 빛나게 하는 건 알차게 준비된 자료와 아름다운 영상, 재치 있는 자막이다. 이야기들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효과를 내고 있다.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대화를 이어가는 진행자들의 역량도 매회 돋보인다. 낯선 사람과 만나 짧은 시간 내에 진솔한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속마음을 끄집어 낸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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