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했던 서울·경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내일 시작[종합]

입력 2020-08-15 16:33   수정 2020-08-15 19:00

서울·경기 지역에서 내일(16일)부터 이달 말까지 방역상 '고위험'으로 분류되는 유흥주점·대형학원·뷔페식당 등의 시설 영업이 금지된다. 종교단체의 정규 예배·미사·법회 등은 필수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로 가능하지만, 교인 간 각종 소모임이나 식사 모임은 허용되지 않는다.

정부는 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서울·경기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재확산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감염은 교회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역학조사를 할수록 코로나19에 방심하고 대응한 흔적들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지역공동체가 많다보니 대부분 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적게나마 정상으로 돌아가려던 활동들이 다시 도루묵이 됐다.
12개 고위험시설 문 닫아…PC방도 19일부터 시행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실시됨에 따라 현재 고위험시설로 지정된 12개 시설·업종은 문을 닫아야 한다. 헌팅포차와 감성주점, 유흥주점, 단란주점, 콜라텍, 노래방, 실내집단운동시설, 실내스탠딩공연장, 방문판매업체, 물류센터, 300인 이상 대형학원, 뷔페식당이 이 업종에 해당한다. 결혼식장 내 뷔페도 오는 19일부터 고위험시설에 들어갈 예정인 만큼 이 조치를 따라야 한다.

정부는 PC방도 고위험시설로 분류했다. 오는 19일부터 PC방도 다른 고위험시설의 방역 조치가 의무화된다. 카페와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은 현행대로 운영하되, 입장 인원을 줄여야하며 마스크 착용과 QR코드 전자출입명부 작성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중위험시설'인 종교시설은 서울시와 경기도가 2주간 지역 내 모든 종교시설에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림에 따라 고강도 규제를 받는다. 필수 방역수칙을 준수한다는 전제로 정규 예배·미사·법회 등을 진행할 수는 있다. 하지만 교인 간 각종 소모임이나 식사 모임은 허용되지 않는다. 명령을 어길 시 정규집회까지 금지된다.

국공립 박물관·미술관·도서관·복지관 등 공공시설도 폐쇄한다. 민간시설은 지방자치단체가 집단감염 위험도를 판단해 조치할 예정이다.

최근 관중석의 30%까지 관중 입장을 허용한 프로스포츠는 다시 무관중으로 돌아간다. 지역축제나 자격증시험, 박람회 등 실내에서 50인 이상,·실외에서 100인 이상이 집결하는 모임·행사도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필수적인 경우에만 허용한다.

학교는 등교수업 인원을 축소해 밀집도를 낮추고 원격수업을 병행한다.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1단계에서는 학교 내 밀집도를 3분의 2 이하로 유지하고 2단계에서는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는 3분의 1 이하, 고등학교는 3분의 2 이하로 각각 유지해야 한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도 근무 밀집도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유연·재택근무, 시차출퇴근제, 점심시간교차제 등을 활용해야 한다.
신규 확진자 166명…수도권 교회 중심으로 무더기 발생
이날 방대본이 0시 기준으로 발표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66명으로, 이틀 연속 100명대를 기록했다. 이 중 해외유입 11명을 제외한 155명이 지역감염 확진자다.

지역감염자는 특히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무더기로 발생하고 있다. 15일 정오 기준 용인 우리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105명이다. 방대본은 역학조사 결과 예배 중 성가대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이들이 예배 후 함께 식사한 것을 감염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또 평일 '심방'(가정방문 예배)을 진행한 것도 감염을 확산시킨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서는 15일 정오 기준 누적 확진자가 59명이었지만 오후 2시에는 누적 확진자가 134명으로 급증했다. 방대본은 이 교회의 지난 9일 예배 때 우천으로 인해 신도들 간의 거리가 1m 이내로 매우 가까웠고, 이 상태로 찬송가를 부른 것이 코로나19 확산을 키운 것으로 보고있다.

앞서 집단감염이 확인된 경기 고양시 기쁨153교회와 관련해서도 격리 중인 2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경기 고양시 반석교회와 관련해선 접촉자 조사 중 남대문 상가 방문자 1명과 자가격리 중인 어린이집 원아 1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36명이 됐다. 서울 양천구 되새김 교회와 관련해서도 지난 1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교인 2명과 교인의 지인 1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지금까지 총 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소규모 교회인 이 교회는 교인간 어깨를 맞댈 정도로 좁은 공간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예배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가능성도…10인 이상 모임 금지
서울과 경기 등에서는 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자칫 '수도권 대유행'으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에도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필수활동 외 모든 활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3단계로 방역단계가 격상될 수 있다.

3단계가 실시되면 10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고, 필수적인 공공·기업 활동만 허용된다. 스포츠 경기는 모두 중단되며, 장례식도 가족 참석만 허용된다. 모든 공공시설은 운영을 멈추고, 민간에서는 카페나 목욕탕, 결혼식장, 학원 등 고위험·중위험 다중이용시설이 문을 닫는다.

음식점이나 필수산업시설, 거주시설 정도만 영업을 할 수 있으나 오후 9시 이후에는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병·의원, 약국, 생필품 구매처, 주유소, 장례시설 등 생활 필수시설은 정상 운영할 수 있다. 학교는 휴교에 들어가거나 원격수업으로 전환되고,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은 재택근무 인원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다만, 3단계는 사회적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각계 의견을 심층적으로 수렴해 결정된다.

한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경기 주민들에게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모임과 행사를 취소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과 경기 지역 신규 환자 수가 100명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다시 한번 이번 위기를 이겨내리라 믿는다”면서 서울·경기 주민들의 행사와 모임 취소, 타 시·도 이동 금지 등을 권고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또한 "이번 고비를 넘지 못하면 세계 여러 나라가 겪는 재유행으로 들어설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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