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정치활동 재개하나…현 정부 실정에 직격탄

입력 2020-08-16 14:26   수정 2020-08-16 14:34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지난 15일 “국운과 직결된 국제질서가 요동 치는 상황에서 세계의 변화를 뚫고 나갈 분명한 국가목표와 유효한 전략이 잘 보이지 않아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현 정부를 정면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내년 서울 시장 재보궐 선거나 내후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그는 지난 15일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광복 75주년을 맞은 저의 소회’라는 글에서 “세계적인 안목보다, 이념편향·진영중심의 국정 운영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신이 누적적으로 쌓였고, 이에 따른 국민적 분열과 사회갈등이 국력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평등과 공정, 그리고 정의를 국정 철학의 하나로 내세웠으나 이 가치가 정권 차원에서 그리고 선택적으로 주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속에서는 화합과 결속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며 “지금 이로 인한 폐해가 그대로 국민의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정부는 유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인 정부의 실책 사례도 ‘콕’ 집어 비판했다. 그는 “국가 지도자들이 당장의 정치적 이득에 얽매여 이념과 진영논리에 따른 지지세력 구축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숙고해 보기 바란다”며 “구국의 영웅, 백선엽 장군을 떠나보내면서 정부가 보여준 태도는 보훈의 가치를 크게 폄훼시켰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최근 별세한 고(故) 백 장군의 장지를 대전현충원으로 결정한 것을 두고 정치권 등에서 벌어진 ‘친일 논란’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압도적인 의석수를 기반으로 부동산 법안 등을 강행 처리한 더불어민주당도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토론과 타협이 실종됐던 20대 국회와 다를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망이 크다”며 “정치의 후진성이 5년 단임의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권력 구조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차분한 마음으로 개헌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통합당에선 “정치 활동을 재개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통합당 의원은 “현재 서울 시장이나 대선에 나설만한 적당한 후보가 없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말했다. 실제 반 전 총장은 지난해 광복절엔 아무런 성명을 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발끈’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른 날도 아닌 광복절, 친일 논란이 있는 백선엽 장군을 언급한 것이야말로 국론 분열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더욱이 3년 전에 불과 3주 만에 국가 통합의 꿈을 접겠다고 물러섰던 분이, 정부가 우리 사회의 개혁과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지난 3년간은 특별한 말씀이 없다가 최근 들어 정부 비판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죄송하지만 잘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히려 정부를 비판하면서 동시에 개헌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위한 순수한 충정으로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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