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일감 끊긴 건설사…연어 양식, 공구 제작, 고무 생산 나섰다

입력 2020-08-16 18:07   수정 2020-08-17 00:58

‘연어 양식장, 2차전지 재활용, 엘리베이터 설치, 해외 모듈러 주택(조립식 주택) 제작….’

GS건설이 올초 신사업추진실을 신사업본부로 승격시킨 뒤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이다. 주택, 토목 등 기존 사업과는 완전히 다른 영역까지 진출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수주가 어려워졌고, 국내에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가 여전해 일감을 찾기 쉽지 않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연어 양식업에까지 손을 대고 있는 이유다.
연어 양식까지 나선 건설사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은 신사업 발굴 태스크포스(TF)를 만들거나 별도 자회사 설립, 인수합병(M&A) 등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GS건설이다. 올 들어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를 겨냥해 2차전지 재활용 사업에 1000억원을 투자하고, 모듈러 주택 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 업체 세 곳을 인수했다. 지난 6월에는 충북 음성군에 사전제작 콘크리트(PC) 공장 건립을 발표했다. 데이터센터 임대와 엘리베이터 사업도 준비 중이다.

GS건설은 지난달 부산시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GS건설은 스마트 양식장을 직접 운영해 대서양 연어를 연간 최대 500t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신사업부문 대표에 오른 오너 4세 허윤홍 사장이 신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SK건설도 최근 친환경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에너지기술부문을 신에너지사업부문으로 개편하는 등 조직 개편을 했다. 정부가 발표한 ‘그린뉴딜 10대 추진과제’에 포함된 스마트그린산단사업을 포함해 리사이클링사업 등을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그린산단사업은 산업단지를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친환경 제조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SK건설은 또 지난달 세계 최대 건설자재·공구 제작 전문기업 힐티와 공동 기술 개발과 사업모델 발굴을 위해 MOU를 맺었다. 양사는 건설자재 생산과 공급을 담당하는 합작법인 설립도 협의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고기능 부타디엔 고무 생산’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3월 미국 크레이튼사의 카리플렉스사업을 인수했다. 의료기기, 우주항공, 기능성 타이어 등 첨단 산업 분야에 적용 가능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다. 인수금액만 약 6200억원에 달했다.
자회사 활용도 잇따라
건설사들은 새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한 자회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건설 자회사인 삼호와 고려개발을 합병한 대림건설을 지난달 출범시켰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수도권 정비사업, 데이터센터, 글로벌 디벨로퍼 사업 등 새로운 일감을 발굴할 계획이다.

대우건설도 푸르지오서비스·대우에스티·대우파워 3개 자회사를 합병한 새로운 통합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다. 대우건설은 통합 자회사를 통해 그동안 진입하지 않았던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정비사업과 리모델링사업, 스마트홈 개발 등에 나선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 투자에 나선 사례도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3월 드론 제조 및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인 아스트로엑스에 지분 30%를 투자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법인인 플랜에이치를 설립했다. 스마트홈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출입 일감이 줄자 종합상사들이 갖가지 사업에 도전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건설업계도 ‘돈이 되는 건 다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주택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던 삼성물산이 올 상반기 5년 만에 정비사업에 복귀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시공권을 따낸 것처럼 이것저것 가릴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코로나19 여파로 59.5로 떨어졌다. 건설 체감경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지난달 77.5로 회복하긴 했지만 기준선인 100을 한참 밑돌고 있다. 박철한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건설산업은 수주에서 매출 인식까지 2~3년 차이가 벌어진다”며 “건설 일감이 떨어지기 전에 건설사들이 신사업을 찾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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