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스라엘·UAE 수교…한·일 관계도 복원 못 할 이유 없다

입력 2020-08-16 18:10   수정 2020-08-17 00:48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UAE)와 국교 수립에 합의했다. 1948년 건국 후 걸프 지역 아랍국과 수교하는 것은 72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의 중재로 이뤄진 이번 합의는 ‘공동의 적’인 이란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핵무기 등을 개발하며 아랍권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고 이는 이스라엘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수니파 이슬람 국가들에도 위협이 돼 왔다. 4차례의 중동전을 치르며 아랍권 국가들과 원수지간이었던 이스라엘이지만 필요에 따라 적과도 손을 잡은 것이다.

두 나라의 수교 소식은 한·일 관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2018년 10월 대법원의 일본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한국 정부의 위안부 합의 파기, 그리고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이어지면서 양국 관계는 어두운 터널을 벗어날 기미가 안 보인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를 통해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대화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의 권위를 재강조하고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결코 나라에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것”이라고 한 대목을 두고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징용 피해자 문제와 관련, 일본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몇몇 일본 언론은 경축사가 일본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양국 갈등을 다시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지지율이 급락하자 다시 반일(反日)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다수 국민은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양국이 모두 갈등을 국내 정치에 이용해왔다는 점을 부인하기도 어렵다. 중요한 것은 냉정하게 무엇이 국익을 위한 것인지부터 돌아보는 일이다. 양국은 40년 이상 경제적 공생관계를 유지해왔다. 미국을 축으로 군사적 협력관계도 이어왔다.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관계 복원은 시급하며 필수적이다. 필요하면 ‘적의 적’과도 손을 잡는 게 국제사회다. 양국 정부 모두 한발짝씩 양보하는 전향된 자세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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