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매 99% 재생·폐기…온실가스 잡는 범석ENG

입력 2020-08-16 17:40   수정 2020-08-17 01:07


냉매는 에어컨, 냉장고 등 냉동기기 및 공기조화장치 내부를 순환하며 기화열을 이용해 냉각작용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냉매에 주로 사용되는 수소염화불화탄소(HCFC)와 수소불화탄소(HFC)는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이산화탄소의 최고 2만3700배에 달하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꼽힌다. 이런 냉매를 99% 이상 재생 및 폐기하는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이 있다.

경기 시흥시 시화MTV(멀티테크노밸리)의 범석엔지니어링은 냉매 회수부터 정제·주입·처리 등 전천후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기업으로 온실가스 감축의 선도 역할을 하고 있다.
환경규제 강화로 냉매관리 수요 증가
범석엔지니어링은 2003년 밸브제조 기업으로 출발했다. 고온·고압 환경에도 견딜 수 있는 산업용 밸브를 제조해 원자력발전소, 대기업 제조공장 등에 납품했다. 이 회사가 환경사업부를 구성하고 냉매관리 사업에 뛰어든 건 2004년부터다.

기존 냉매회수 장치는 폐가전·폐자동차 등에 사용하는 소용량 장비로 발전소와 대형 공장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기업은 냉매를 공기 중에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심재봉 대표는 “당시 원전 내 감독자들이 원전시설에서 발생하는 대용량 냉매 처리에 어려움을 겪어 직접 대용량 냉매관리 장치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에어컨 등 소용량 냉매관리 장치 제조 기술력을 갖춘 기술자를 모아 2004년 대용량 시설에서도 냉매를 한 번에 회수, 정제 및 주입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이어 2007년 냉매 회수율과 재생 냉매 순도를 각각 99.88%, 99.8%까지 끌어올린 고성능 ‘냉매회수 및 정제장치’에 대한 산업통상자원부 신제품(NEP) 인증을 획득했다.

범석엔지니어링은 국내 화력·원자력 발전소를 비롯해 삼성전자 경기 기흥공장,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등 대용량 냉매관리 장치가 필요한 산업 현장 곳곳에 각 사업장에 최적화된 냉매관리 장치를 납품했다. 우수한 성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냉매 관리 선진국인 일본에도 수출했다.

범석엔지니어링은 이런 장치를 활용해 냉매 회수·정제·주입·용역서비스부터 폐냉매 최종 처리까지 냉매관리 과정 전반을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서울교통공사와 지하철 1~8호선 역사 내 냉동기 159대를 대상으로 한 냉매 재생 및 폐기 용역을 맺고 연말까지 냉매관리 작업을 할 예정이다. 기존 냉매를 고순도 냉매로 재생해 지하철역 내 냉방효율을 개선하고, 냉매 누출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작업이다.
“탄소배출권 사업으로 도약”
국내 냉매관리 용역서비스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냉매관리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이 지난해 시행되면서 냉매관리 대상이 에어컨 등 공기조화기에서 산업용 기기 및 식품 냉동·냉장기기까지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심 대표는 “대형 공공·산업시설의 냉매관리 서비스 표준을 구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범석엔지니어링은 2018년 8월에는 경기 화성에 폐냉매 최종 처리시설을 준공했다. 플라즈마 분해처리기술을 사용해 HCFC, HFC 계열 냉매 물질을 이산화탄소 등으로 분해해 배출하는 시설이다. 이곳에 운반된 폐냉매는 국제공인 폐냉매 친환경 파괴기술 중 하나인 마이크로웨이브 플라즈마 기술을 이용해 99.99% 이상 분해·파괴된다. 최근에는 냉매 배관이 매립된 건물 벽을 철거하지 않고도 고압으로 배관 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배관 세정 장비를 새롭게 개발해 냉매관리 서비스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

범석엔지니어링은 지난해 6월 플라즈마 분해처리기술을 활용한 탄소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 방법론에 대한 환경부 승인을 획득했다. 내년부터 이 방법론을 적용한 배출권 거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시화=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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