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보다 1주 빨리 온 민주 '데드 크로스'

입력 2020-08-17 17:07   수정 2020-08-18 01:37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이후 지지율 추이에서 야당에 역전된 시점이 열린우리당 때보다 1주일가량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도부가 4·15 총선 직후 열린우리당 때 경험을 반면교사 삼자고 단속한 것이 무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0∼14일 전국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0.3%포인트 내린 34.8%, 미래통합당은 1.7%포인트 오른 36.3%로 집계됐다. 여야의 지지율 격차는 1.5%포인트다. 정부 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실망감에다 청와대 참모들의 다주택 보유 논란으로 여당 지지율이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지지율에서 통합당에 처음으로 역전된 것은 지난 13일 조사에서다.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TBS 의뢰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33.4%, 통합당 36.5%를 기록했다. 두 정당의 지지율 격차는 3.1%포인트였다.

21대 국회가 시작되고 75일 만에 민주당이 통합당에 지지율 1위를 내준 것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여야 지지율이 역전됐다는 첫 조사 결과가 나온 뒤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지율 문제를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이 야당에 지지율에서 역전당하는 ‘데드크로스’는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차지한 17대 국회와 비교하면 1주일 정도 일찍 나타났다.

한국사회과학자료원에 따르면 17대 총선에서 152석을 얻으며 과반을 확보한 열린우리당은 17대 국회가 시작되고 81일 만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에 역전당했다. 2004년 8월 19일 공개된 중앙일보 창간 기념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열린우리당 지지율은 23.2%에 그쳤다. 한나라당은 29.6%로, 여야 격차는 6.4%포인트였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에 지지율 역전을 당하고 2년 뒤인 2007년 7월 현대리서치 조사에서 지지율 9.9%라는 충격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후 여야의 지지율 격차는 계속 벌어져 결국 열린우리당은 18대 국회에서 참패하고 만다.

이 대표가 180석을 확보한 4·15 총선이 끝난 직후 ‘겸손’을 강조한 것도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이 대표는 총선 해단식에서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이낙연 의원도 총선 후 “국민 앞에 조금이라도 오만이나 미숙, 성급함이나 혼란상을 드러내면 안 된다. 항상 겸손하며 안정감, 신뢰감, 균형감을 드려야 한다”며 열린우리당의 경험을 언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때보다 지지율 역전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장 큰 변수였다”며 “코로나 이슈가 잠잠해지면서 부동산 등 경제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열린우리당 땐 법제사법위원장을 야당에 내주는 등 비교적 협치가 이뤄졌다”며 “현재 민주당은 상임위를 독식하는 등 지나친 일방 독주에 대한 국민들의 견제 심리 역시 지지율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2차 팬데믹(대유행) 양상을 보이면서 정부 대응에 따라 민주당 지지율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지지율 하락세의 가장 큰 요인인 부동산 실책은 국민에게 직접적인 이익 침해이기 때문에 정부 대응과는 무관하게 지지율 하락 요소로 계속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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