둑 터진 코로나…버티던 경제 '강타'

입력 2020-08-17 17:27   수정 2020-09-29 15:2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상대적으로 선방을 이어온 한국 경제가 기로에 섰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수출 부진에도 내수가 경제를 이끌어 왔지만 2차 대유행 조짐이 나타나면서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97명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1만5515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달 14일(103명) 15일(166명) 16일(279명)에 이어 코로나19 환자가 나흘 연속 세 자릿수 증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현 상황은 대규모 유행의 초기 단계”라며 “코로나19 유행이 무서운 속도로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수도권은 대구·경북보다 인구 밀도가 높고 이동량이 많다”며 “연휴기간에 집회가 열린 만큼 상당히 광범위한 유행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회복되는 일부 경기 지표를 바탕으로 고개를 들었던 경기 반등론도 힘을 잃고 있다. 6월 전(全)산업생산은 전달에 비해 4.2% 늘었다. 6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2.4% 증가했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에 비해 2.4포인트 오른 84.2로 집계됐다. 올 5~7월 석 달 연속 상승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2%에서 -0.8%로 상향 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적 같은 선방이며 3분기부터 경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2차 대유행으로 번지면 경기가 고꾸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올해 성장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인 -2.1%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3분기 급반등 기대했는데…'2차 대유행'에 소비·수출 고꾸라지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구 절반이 몰린 수도권 전역을 덮치면서 ‘경기 반등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소비 지표에 ‘빨간불’이 켜진 영향이다. 나라 밖에서 코로나19가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수출길이 더 좁아지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소비자가 지갑을 닫을 가능성이 커졌다.
호전된 소비심리·수출에 찬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1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1.2%)보다 0.4%포인트 상향한 -0.8%로 제시했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민간소비 증가율이 -3.6%로 종전(-4.1%)보다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하고 있다. 설비·건설투자(총고정자본형성)는 2.9%로 종전(-0.7%)에 비해 증가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 6~7월 나온 한국의 경제 지표도 이를 뒷받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매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2.4% 상승했다. 소매판매는 4월(5.3%), 5월(4.5%)에 이어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7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7%에 머무르며 회복 기대감을 키웠다. 4월(-25.5%)부터 6월(-10.9%)까지 석 달 연속 큰 폭으로 감소하다 4개월 만에 한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가동을 멈췄던 공장이 다시 돌아가면서 6월 제조업 생산은 7.4%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핵심 경제 지표가 다시 내리막길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6일 서울·경기도에 이어 17일 부산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면서 가계가 씀씀이를 옥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깥 활동과 모임을 자제하는 내용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3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0.9%를 기록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 “부작용이 만만치 않고 사회·경제적 영향도 크다”고 우려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수출 전망도 어둡다. 세계 곳곳으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15일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9만4000여 명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과 유럽 등이 2차 대유행을 막기 위해 국경 봉쇄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등 수출길이 재차 좁아들 우려도 커졌다. 벌써 이달 1~10일 하루평균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7% 줄었다. 수출 실적이 나빠지면 기업들은 고용·투자를 줄이는 등 부정적 파급 효과도 커질 수 있다.
올해 성장률 -2%대도 어렵나
하반기 2차 대유행이 현실화하면서 한국 경제가 ‘비관적 시나리오’로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올 5월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분기까지 늘고 확산이 장기화된다’는 비관적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올해 성장률이 -1.8%를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OECD도 지난 11일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현실화하면 한국의 성장률이 -2.0%로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종전(-2.5%)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2%대를 유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파급력이 큰 만큼 경기 하강 속도가 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은 OECD가 종전에 제시한 -2.5%가 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김익환/이지현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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