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수주 경쟁서 LG화학이 성과 못내는 까닭

입력 2020-08-18 17:16   수정 2020-08-19 01:01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탁생산(CMO) 계약을 잇따라 맺은 가운데 국내 최대 백신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LG화학의 백신 CMO 수주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수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다른 글로벌 회사들과 추가 수주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생산시설을 연 1억5000만~2억 도즈(병)에서 연 5억 병까지 늘리기로 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국내 최대 생산시설을 보유한 LG화학은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완제품 기준으로 연 3억 병 생산이 가능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두 배 수준이다. 하지만 LG화학은 CMO 수주를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LG화학의 CMO 수주 가능성에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다. LG화학의 백신 생산시설이 바이러스를 포함한 백신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과 CMO 사업에 대한 장기적인 전략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백신 생산 업체는 개발 공정과 세포 배양 방식에 따라 생산할 수 있는 백신의 종류가 나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침팬지에게 감기를 유발하는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다. 바이러스가 포함된 동물세포를 배양하는 시설은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갖추고 있다.

LG화학이 수주할 수 있는 백신은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지 않은 미생물 배양 방식 백신이다. 바이러스의 외형을 이루는 돌기인 단백질을 재구성하는 방식의 유전자 재조합 백신 등이 대표적이다. 노바백스 등이 이 같은 방식의 백신을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회사 백신을 생산하려면 제조 방식이 같더라도 설비 보완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LG화학은 이를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했다.

LG화학 측도 원액을 수탁생산하는 방식보다는 만들어진 원액을 병에 담는 완제 과정을 수탁생산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완제 수탁생산의 영업이익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내 백신회사 대표는 “백신 CMO는 백신 개발 회사와 장기적인 동반자 관계를 맺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며 “단순히 남는 시설로 대신 생산해주겠다는 전략으로는 수주가 힘들다”고 말했다.

LG화학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역시 경쟁사보다 뒤처져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3분기 내 임상 1상 돌입이 유력하다. 제넥신은 지난 6월 임상 1상을 시작했다. LG화학은 내년 임상을 시작하겠다는 계획만 있고 구체적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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