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소식에도 18일 오전 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우려와 달리 주가는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오전 10시께 0.51%까지 오르기도 했다. 오후에도 1% 미만의 하락률을 기록하던 주가는 정부가 코로나19 대책을 발표한다는 소식에 낙폭을 키웠다. 개인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영향이다. 코로나19 완화 기대가 무너지면서 이달 들어 급등한 여행주와 중국 소비주가 급락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를 비롯한 성장주는 선방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외국인은 개장 이후 1000억원대 순매수세를 보이다 오후 들어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서울·경기지역에 발령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3단계로 격상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매도세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장 마감 직전인 오후 3시께 순매수로 돌아서며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은 4.17% 급락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8위인 CJ ENM이 8.68% 급락하는 등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2개 종목(씨젠, 제넥신)을 제외한 모든 종목의 주가가 빠졌다. 한지영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과열 부담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유가증권시장보다 내수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일부 저평가 종목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적에 민감한 개인이 증시 흐름을 주도하는 한 이들이 성장주를 대신해 시장 상승을 이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급락한 종목 대부분이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시가총액 2위’ 씨젠(19.02% 상승)을 필두로 한 진단키트주가 강세를 보였다. 이 밖에 알서포트(23.70% 상승)와 YBM넷(29.52%) 등 원격근무, 온라인교육 관련주가 다시 상승했다.
향후 전망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한국 증시가 상승하는 데 발판 역할을 한 코로나19 ‘방역’이 뚫려 큰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너무 급하게 올라 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글로벌 증시에 큰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코스피지수가 급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모든 종목이 올랐기 때문에 2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 기업의 주가는 큰 폭으로 조정받는 등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동성 확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고숭철 NH아문디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보급 가능한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증시의 단기 급등락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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