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2조 팔면서 '깜짝 실적주' 샀다

입력 2020-08-19 17:11   수정 2020-08-20 02:18

국민연금·고용보험기금 등 대형 기관이 포함된 연기금이 국내 증시에서 한 달 내내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11년 만의 최장기간 매도세다. 코스피지수가 2200선에서 2400선으로 급격하게 오르자 국내 주식 비중이 높아진 국민연금이 자산배분 정책에 맞춰 조절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매도세 가운데서도 2분기 ‘깜짝 실적’을 낸 종목들은 사들여 눈길을 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20일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포함해 국내 증시에서 21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기록했다. 한 달여간 순매도 규모는 1조9924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개인이 3조1022억원, 외국인이 1조449억원어치를 사들인 것과는 다른 행보다. 연기금이 20거래일 넘게 순매도세를 보인 것은 2009년 8~10월 44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가장 긴 기록이다.

연기금은 올 들어 5월까지는 매수 우위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국면에서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3월에만 3조원어치 넘게 순매수하며 ‘소방수’ 역할을 했다. 이후 4월 반등장에서도 1조원어치 넘게 사들였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2200선에 다가선 6월부터 순매도로 전환해 지난달 1조원어치를 팔아치우고, 이달에도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기금이 순매도 규모를 늘리는 것은 연기금 중 가장 큰손인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17.3%인데 최근 지수가 빠르게 오르면서 이미 목표 비중을 채운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밸류에이션상 현재 주가 레벨이 부담스럽다는 점도 연기금의 매도 요인으로 꼽았다.

연기금은 최근 한 달 동안 SK하이닉스(3743억원), 삼성전자(3560억원), LG화학(1115억원), 엔씨소프트(695억원), LG이노텍(633억원), 포스코(617억원), 에쓰오일(611억원) 등 시총 상위 종목 위주로 팔았다.

반면 2분기 실적이 좋았는데 주가가 덜 올랐다고 평가되는 종목은 사들였다. SK텔레콤과 기아자동차는 500억원어치 넘게 순매수했다. 이어 넷마블(396억원), 대한항공(309억원), OCI(283억원), 고려아연(282억원) 등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비대면 확산의 수혜를 본 SK텔레콤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3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5% 증가했다. 게임주인 넷마블도 2분기 영업이익 8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1% 늘어났다. 기아차는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72.8% 줄어든 1451억원을 기록했지만 증권사 전망치(762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대한항공도 화물 운송이 늘어난 덕에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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