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 대비 성공적인 방역으로 경제활동이 빠르게 정상화된 게 실적 선방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네이버 카카오 등 영업이익률이 높은 비대면 기업이 약진했고, 기업들이 비용 절감 노력을 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2분기는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2011년 이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폭(-35.7%)이 가장 컸던 분기였다.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반도체 종목이 부진했던 게 주요 원인이었다. 올해는 반도체 수요 회복이 완전히 안 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작년보다 더 나쁜 상황으로 치달은 것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이 기간 매출 396조578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5.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운수창고업(872.3%)과 의약품(68.21%)의 개선폭이 컸다. 반면 운수장비(-89.74%) 철강금속(-68.94%) 기계(-68.75%)는 부진했다.
기업별로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5.3% 급증해 눈에 띄었다. LG화학(131.5%) CJ제일제당(119.5%) 네이버(79.7%) LG유플러스(59.2%) 등도 양호한 실적을 냈다. 삼성중공업 LG디스플레이 에쓰오일 등은 전년 동기에 이어 올 2분기에도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본격화한 건 1분기가 거의 끝난 3월이었다. 2분기에는 전 기간에 악영향을 받았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2분기에 기업 실적이 저점을 찍을 것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었다. 이런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한국 경제의 회복이 빨랐던 게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선방한 요인 가운데 하나로 분석된다. 한국의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양호한 -3.3%(전기 대비)였다.
매출이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개선된 것과 관련해서는 영업이익률이 높은 비대면 기업이 올 2분기에 크게 약진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 엔씨소프트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코로나19 증시에서 두각을 나타낸 종목의 영업이익률은 20~40%대로 3~4%대인 일반 기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제조업과 달리 원재료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 미국 대선 등 변수가 없지는 않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진 것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상향 조정돼 경제활동에 차질이 생기면 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병훈/전범진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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