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 상장사 2분기 우려했던 '어닝쇼크' 없었지만…코로나 재확산에 하반기 실적 '안갯속'

입력 2020-08-19 17:33   수정 2020-08-20 02:38

유가증권시장 상장회사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9년 만에 최악의 ‘어닝 쇼크’를 나타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이상 줄었다. 그러나 지난 1분기에 비해서는 20% 가까이 증가해 증권가의 예상을 뒤엎었다. 증권가가 전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실적 저점은 2분기였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1분기보다 개선된 것이다.

세계 주요국 대비 성공적인 방역으로 경제활동이 빠르게 정상화된 게 실적 선방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네이버 카카오 등 영업이익률이 높은 비대면 기업이 약진했고, 기업들이 비용 절감 노력을 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17%↓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2020년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올 2분기 유가증권시장 592개 상장사(12월 결산법인 대상, 금융업 등 제외)는 449조544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1% 줄었다. 영업이익은 23조19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 감소했고, 순이익은 14조2014억원으로 19.0% 줄었다.

지난해 2분기는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2011년 이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폭(-35.7%)이 가장 컸던 분기였다.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반도체 종목이 부진했던 게 주요 원인이었다. 올해는 반도체 수요 회복이 완전히 안 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작년보다 더 나쁜 상황으로 치달은 것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이 기간 매출 396조578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5.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운수창고업(872.3%)과 의약품(68.21%)의 개선폭이 컸다. 반면 운수장비(-89.74%) 철강금속(-68.94%) 기계(-68.75%)는 부진했다.

기업별로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5.3% 급증해 눈에 띄었다. LG화학(131.5%) CJ제일제당(119.5%) 네이버(79.7%) LG유플러스(59.2%) 등도 양호한 실적을 냈다. 삼성중공업 LG디스플레이 에쓰오일 등은 전년 동기에 이어 올 2분기에도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예상 깨고 1분기에 비해 개선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2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부진했지만 올 1분기보다는 양호했다. 이 기간 매출은 8.9%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9.2%, 25.2% 늘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본격화한 건 1분기가 거의 끝난 3월이었다. 2분기에는 전 기간에 악영향을 받았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2분기에 기업 실적이 저점을 찍을 것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었다. 이런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한국 경제의 회복이 빨랐던 게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선방한 요인 가운데 하나로 분석된다. 한국의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양호한 -3.3%(전기 대비)였다.

매출이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개선된 것과 관련해서는 영업이익률이 높은 비대면 기업이 올 2분기에 크게 약진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 엔씨소프트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코로나19 증시에서 두각을 나타낸 종목의 영업이익률은 20~40%대로 3~4%대인 일반 기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제조업과 달리 원재료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하반기 실적, 코로나19 재확산이 변수
상장사의 실적 개선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글로벌 수출 환경은 3분기가 더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2분기에는 미국과 유럽에 경제 봉쇄령이 내려져 제약이 있었지만 하반기에는 이런 게 없기 때문에 실적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분쟁, 미국 대선 등 변수가 없지는 않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진 것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상향 조정돼 경제활동에 차질이 생기면 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병훈/전범진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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