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CITI(시티) “장황한 말보다 무심히 건네는 내 노래가 힘과 위로가 됐으면”

입력 2020-08-21 14:25   수정 2020-08-21 18:36


[이진주 기자] 삶을 유영하다 보면 하나의 감정에 안착되지 못하고 붕 뜰 때가 많다. 특히 도시에서는 어떤 감정이든 쉽게 격양되고 굴절되는 탓에 모든 감정을 배설하며 살아가기가 녹록지 않다. 그렇게 애써 눌러 담은 못다 한 이야기가 누구에게나 존재할 것.

도시 속의 나를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CITI(시티). 그는 무수한 감정 가운데 ‘사랑’에 집요히 파고들어 ‘서울, 여기’, ‘Switch’, ‘Be your light’, ‘Closer’를 탄생시켰다. 일면식 없는 이에게 예쁜 노랫말과 고운 목소리로 덤덤히 위로를 건네는 그의 다섯 번째 이야기도 몹시 기다려진다.

촬영에 돌입하자 CITI는 초반의 수줍음은 온데간데없이 물 만난 고기처럼 활개치기 시작했다. 하늘색 배경지를 도화지 삼아 그만의 색깔을 고스란히 풀어내는가 하면 투박함 속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어필하기도. 이어 강렬한 무드의 스키니한 실루엣으로 거침없이 변주하며 반전 매력을 과시했다.

Q. 화보 촬영 소감

“처음으로 화보를 찍어봤는데 분위기가 좋아서 긴장이 금세 풀렸다. 덕분에 행복한 경험이 되었고 촬영 장비를 들고 다양한 각도로 찍은 두 번째 콘셉트가 특히 마음에 든다”

Q. 예명이 특이한데 간단히 자기소개를 한다면?

“‘CITY’가 아닌 ‘CITI(City in the I)’로 서울에 올라와 느낀 감정과 도시 속의 나를 표현하고 싶었다. 작사, 작곡, 편곡 등 다양하게 하는 싱어송라이터이며 서정적인 가사에 엠비언스 사운드가 특징인 노래를 만들고 있다. 본명은 유성윤인데 동명으로 다른 여성 가수 분이 계시더라(웃음)”

Q. 어떻게 지내고 있나

“여러 장르가 담긴 다섯 번째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유명 가수들의 피처링과 함께 이르면 내달, 늦으면 내년 초에 발매될 것 같다”

Q. 차기 앨범에 대해 살짝 귀띔해준다면?

“지금까지 다뤄온 사랑과 이별뿐 아니라 수위가 세고 파격적인 내용도 추가된다.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로 아직 방향성을 더 고민하고 있지만 노래는 정말 좋다(웃음)”

Q. 원래 가수가 꿈이었나

“3살 때 아빠 차에서 흘러나오는 트로트에 맞춰 춤을 췄다고 한다(웃음). 아마 그 때부터 가수의 꿈이 생기지 않았을까. 물론 트로트도 진지하게 고민해봤지만 된소리로 발음하거나 꺾는 창법에 한계를 느꼈다. 또 당시 Mnet ‘쇼미더머니’가 부상하면서 힙합과 알앤비, 시티 팝 장르로 방향을 설정하게 됐다”

Q. 뮤직원 컴퍼니와 인연을 맺게 된 일화가 궁금하다

“대학에서 실용음악과를 전공했지만 혼자서 싱글 앨범이라도 내봐야겠다 싶어 중퇴하고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종종 카페 사장님께 내 노래를 들려줬는데 우연히 사장님 아버지께서 영화감독님이자 예전에 엔터테인먼트 쪽에 계신 분이었다. 그렇게 지금의 대표님을 소개받고 작업한 데모 곡을 보냈지만 이후 연락이 오지 않아 실망이 컸다. ‘내가 이 정도구나’하고 현실을 깨닫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메일 주소가 잘못된 거였다(웃음). 정정된 메일 주소로 다시 보내고 수차례 미팅 후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Q. CITI에게 음악이란?

“음악에 대한 정의라고 한다면 내 노래로 하여금 나뿐 아니라 듣는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장황한 말보다 무심하게 건네는 노래를 통해 위로하고 위로 받는 매개체가 되는 것. 또 누군가의 상황에 대입시켜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Q. 발매한 앨범이 전부 사랑과 이별 노래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사랑 이야기가 아니면 가사가 잘 안 써지더라(웃음). 또 내 목소리가 사랑 노래에 제법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Q. 그렇다면 본인의 경험이 작사, 작곡에 얼마큼 영향을 미치는가

“인생에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끝없이 나락으로 떨어지기만 할 뿐이더라. 자책하기보다 그런 경험들을 노래로 풀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다”

Q. 작업하는 패턴이 정해져 있나

“보통 작사, 작곡을 동시에 하기 때문에 되게 빨리 만든다. 사실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방향을 잃게 되고 잘 안 만들어지는 것 같다. 10분 만에 구상을 끝내고 작사와 편곡,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단계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Q. 작업 실력이 상당한데 프로듀싱 공부는 언제부터 했는지

“한 번도 배운 적이 없고 배움의 과정에 있다. 감사하게도 대표님께서 음악 장비들을 지원해주셔서 엔지니어가 작업하는 걸 보고 집에 가서 그대로 따라해 보며 체득하고 있다(웃음)”

Q. 첫 자작곡은 무엇인가

“지금 들으면 별 볼일 없지만 ‘뮤즈’라는 노래다. 궁상맞게도 첫사랑에 대한 애착(?)이 오래 가는 타입인데 왠지 몰라도 앞으로 만들 곡들에 그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을 것 같다는 내용이다. 세상 밖으로 공개되지 못한 이유는 너무 마이너하고 대중적이지 못하기 때문에(웃음)”

Q. 본인의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곡

“최근에 만든 ‘오늘 하루만’이라는 노래로 곧 발매될 예정이다. ‘오늘 하루만 내 곁에 있어줄래, 내일은 널 잊어볼게’라는 가사로 영화 ‘연애의 온도’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


Q. 기억에 남는 팬이 있는지

“많은 분들이 ‘Switch’를 가장 좋아해주시지만 처음으로 팬에게 메시지를 받은 노래는 ‘Be your light’이다. 자신의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내 노래를 캡처해 보내주면서 노래 정말 좋고 앞으로도 응원하겠다고 말씀해주시는데 감동받아 울 뻔 했다. 그동안 다들 나를 몰라준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는 듣고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해야겠다 싶은 계기가 되었다(웃음)”

Q. 아직 공식 팬 카페가 없는데 생각해둔 팬덤명이 있다면?

“‘CITI(시티)’에 걸맞은 ‘시티즌’ 또는 CITI만의 놀이공원이라는 의미에서 ‘씨랜드’(웃음)”

Q. 유튜브를 통해 타가수 커버 영상을 올리던데 커버하는 노래의 기준이 있다면?

“전적으로 내가 좋아하고 자주 듣는 노래들이고 가끔 대중들이 좋아하는 곡도 커버하고 있다”

Q. 좋아하는 뮤지션

“크러쉬의 음악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당시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스타일이 몹시 신선했고 충격이었다. 현재 선망의 대상이자 함께 작업하고 싶은 뮤지션은 헤이즈이고 해외 아티스트 중에서는 라우브(Lauv), 제레미 주커(Jeremy zucker), 코난 그레이(Conan Gray)를 동경한다”

Q. 쉬는 날에는 어떻게 보내나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나만의 시간에 집중한다. 또 매운 음식을 시켜 먹거나 고양이와 놀며 보낸다”

Q. 이번 화보 촬영을 위해 장발을 잘랐다. 전까지 머리를 기르던 이유가 있을까

“중성적인 이미지를 좋아해서 스타일 변화를 주고 있던 차였다. 이번 화보 때문에 시원하게 머리를 자르게 되었지만 다음 앨범 콘셉트를 위해 다시 기를 예정이다”

Q. 친한 동료

“친한 뮤지션은 공기남과 대학 선배인 원호(1ho) 형, 동기인 찬(Chan)이 있다. 찬은 내가 좋아하고 인정하는 친구인데 잘 될 줄은 알았지만 나보다 잘 될 줄은 몰랐다(웃음)”

Q. 닮은꼴

“영상 댓글로 배우 신세경이 많이 언급되더라. 또 얼핏 보면 박보검을 닮았다고도 들어봤는데 욕먹을 것 같다(웃음)”

Q.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

“재미있게 보고 있는 버라이어티 예능 tvN ‘플레이어’와 ‘신서유기’에 출연해 리얼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JTBC ‘비긴어게인 코리아’ 같은 음악 예능도 도전해보고 싶다”

Q. 최종 목표

“올해는 저작권료로 100만원을 벌어 할머니께 침대를 사주고 싶다(웃음). 최종 목표는 방탄소년단의 뒤를 이어 국내뿐 아니라 빌보드에 올라 저스틴 비버 같은 솔로 팝 가수가 되고 싶다”

에디터: 이진주
포토그래퍼: 설은주
의상: COS, 유어먼스 유어데이, 가치, 라메르마메종, 버버리 프로섬
슈즈: 컨버스
스타일리스트: 연미령, 동흠
헤어: 코코미카 혜영 부원장
메이크업: 코코미카 정민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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