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판지·화장지'호황' 인쇄용지'부진'…코로나가 갈라놓은 제지업계 실적

입력 2020-08-20 14:17   수정 2020-08-20 14:52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제지업계 2분기 실적을 갈라놓았다. 화장품, 제약, 가정간편식(HMR). 제과 등의 포장재로 쓰이는 백판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솔제지, 깨끗한 나라, 세하, 한창제지 등 관련 업체의 실적이 급등했다. 코로나발(發) ‘글로벌 화장지 사재기’열풍등 수요 증가에 힘입어 위생용지업체인 깨끗한 나라, 삼정펄프, 모나리자의 실적도 호조세를 보였다. 택배 상자 수요 증가로 1분기 혜택을 보던 골판지업체는 2분기 실적이 다소 주춤했고, 온라인 수업 여파로 학습교재 시장에서 ‘직격탄’을 맞은 인쇄용지업체들은 실적이 부진했다.

20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 깨끗한 나라, 세하, 한창제지 등 국내 대표 백판지업체들은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급증했다. 백판지업계 1위인 한솔제지는 2분기 영업이익이 3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3%증가했고, 순이익은 279억원으로 전년(49억원)의 5.6배로 늘어났다. 현대차증권은 이날 한솔제지에 대한 보고서에서 “백판지 등 산업용지의 호조가 전체 영업이익의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며 “현 국면은 산업용지의 최대 호황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1425억원으로 2016년 실적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판지업계 2위인 깨끗한나라는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감소로 대부분 제지업체들의 매출이 줄어든 것과 달리,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증가한 150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 46억원 적자에서 올해 176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세하 역시 매출이 7.7%증가한 473억원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91.8%증가한 71억원을 나타냈다. 한창제지도 영업이익이 42.3%증가했다. 제지업계에선 코로나19여파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화장품, 제약, 가정간편식 등 포장지 수요가 늘어난데다 경쟁사였던 신풍제지의 생산 중단과 원달러 환율의 영향으로 수출에 유리한 국면이 형성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세하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영업이익률)은 15%에 달했고, 깨끗한 나라는 11%로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7%)을 크게 웃돌았다.

깨끗한 나라 실적 상승은 코로나19로 호황을 맞은 위생용지사업의 영향도 컸다. 이 회사는 위생용지업계 2위로 마스크도 판매하면서 수익이 늘었다. 위생용지업체인 삼정펄프는 2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6.6%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17억원)의 2.5배로 늘었다. 같은 업종의 모나리자 역시 매출이 4.3%늘었고, 영업이익은 8억에서 29억원으로 3.6배로 증가했다. 코로나19로 두루마리 화장지, 미용티슈, 키친타월 등의 수요가 급증한데다 매년 위생용지 시장이 커지고 있어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모나리자의 실적 개선이 이뤄짐에 따라 2013년 이 회사를 인수한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PE)의 투자금 회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3대 골판지업체인 태림, 신대양제지, 아세아제지 등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모두 하락했다. 내수 경기가 부진해지고, 중국 수출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하지만 소형,소량 포장 택배 증가 등 언택트 문화에 따른 온라인시장 확대로 여전히 영업이익률은 제지업계 상위권이다. 대림제지 2분기 영업이익률은 16%, 영풍제지 14%, 신대양제자 13%, 태림페이퍼12% 등을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제지업계를 주도했던 인쇄용지분야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사회 각분야에서 비대면·페이퍼리스(종이 없는) 업무가 확산되는 가운데, 온라인 등교에 따라 학습 교재, 필기용지 등 신학기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인쇄용지업계 ‘빅2’인 무림페이퍼와 한솔제지 모두 2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도 이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인쇄용지 특수지 매출 비중이 65%인 한솔제지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9% 하락한 3491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증권은 "인쇄용지와 특수지 부문은 다소 저조하지만, 최소 전년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무림페이퍼 역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6.6% 하락한 2360억원을 기록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3분기의 경우 긴 장마에 따른 폐지 공급 차질과 환율 하락, 경기침체의 여파로 제지업계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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