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선거구호 못쓰게 해?"…트럼프, 굿이어타이어 보이콧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타이어 제조업체인 굿이어타이어를 비난하며 대통령 리무진에 장착된 이 회사의 타이어를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굿이어타이어 측이 직원들에게 자신의 선거운동 문구가 적힌 옷을 입거나 모자를 쓰는 걸 금지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굿이어타이어 제품을 사지 말라. 그들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모자(사진) 등에 대한 금지를 발표했다”며 “훨씬 적은 비용으로 더 좋은 타이어를 구매하라”고 했다. “이는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이나 하는 일”이라며 민주당 진영도 비난했다.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선 “굿이어타이어에 별로 기분이 좋지 않다”며 “그들은 정치적으로 행동하고 있고,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어 “내가 들은 것을 토대로 타이어를 교체하겠다”며 대통령 전용 리무진 타이어를 다른 것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굿이어타이어가 경찰 등 푸른 제복을 입은 법 집행자를 지지하는 ‘푸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 구호가 담긴 복장도 막았다며 “수치스럽다”고 맹비난했다. 이 운동은 경찰의 가혹행위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이후 일어난 인종차별 반대 운동인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에 맞서는 캠페인이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굿이어타이어는 형평성에 문제가 있고, 정책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굿이어타이어는 성명을 통해 “직원들에게 특정 후보나 정당을 위한 정치 캠페인을 지지하는 직장 내 표현뿐 아니라 인종 및 평등을 벗어나는 문제에 대한 정치적 주장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굿이어타이어는 수천 명의 미국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노동자의 복지보다 자신의 불만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