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아의 독서공감] 이별은 당신 탓이 아니다

입력 2020-08-20 17:52   수정 2020-08-21 03:24

“당신을 사랑해. 하지만 난 나를 더 사랑해(I love you but I love me more).”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사만다가 연인에게 이별을 고하며 한 말이다. 그는 남자친구의 지독한 바람기에 속을 끓였다. 사랑이 자기 삶을 해치는 화살로 돌아오자 사만다는 그 화살을 스스로 꺾는다.

하지만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에서 누군가를 깊이 사랑했다가 이별할 때 저토록 자신감 넘치게 “나를 더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헤어짐은 자책과 자괴를 부른다. “나보다 더 너를 사랑한다”고 하던 옛 연인은 언제 그랬냐는 듯 등을 돌리거나, 구차하게 매달린다.

사랑에 데여서 벽을 쌓았거나, 연애에 서툴거나, 이별 전후 복잡한 마음을 부여잡고 있는 사람을 위한 신간들을 소개한다.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한 멘토링’이 주요 내용이다.

《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는 페이스북에서 50만 구독자들과 연애 고민에 대해 이야기해온 ‘색과 체’가 썼다. 제목이 직설적이다. 저자는 “‘인생 단 한 번의 사랑’이란 환상은 없다”며 “만 번의 사랑을 말하는 사람보다 한 번의 이별을 말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라”고 강조한다. 사랑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며, 홀로 모든 고통을 다 끌어안으려 하는 행동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전한다.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겐 “행복했던 추억을 회상하며 그리워하는 일도 이젠 그만하라”며 “훨씬 더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할 자격이 있는데 왜 굳이 눈앞에 꽃길을 두고 가시밭길로 되돌아가려 하느냐”고 단호히 말한다.

《적당히 가까운 사이》는 “인간관계에도 디톡스와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지난해 펴낸 《게으른 게 아니라 충전 중입니다》에서 슬럼프 극복법을 이야기한 저자 댄싱스네일은 “내 정신 건강에 조금이라도 부정적 영향을 주는 관계는 적당한 선에서 끊어 내는 중”이라고 말한다. “나를 무조건 안아 줄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이라며 “사랑해서 하는 이별은 없고, 외롭지만 연애하고 싶지는 않다”고 선을 긋는다. 진정 건강한 관계를 맺으려면 ‘내 마음이 먼저인 관계 거리두기’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한다.

《너와 헤어지고 나를 만났다》는 ‘이별 상담사’들의 이야기다. 이별 때문에 정신적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유료 심리상담 서비스를 하는 회사 헤이후의 오영미, 최영석 공동대표가 썼다. 저자들은 “어떤 이유로 이별했든 사랑에 대해 좀 더 체험하고 체득한 만큼 당신은 더 잘 사랑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 “헤어진 그 사람은 결국 나와 전혀 다른 타인”이라며 “그 사람이 먼저 떠났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인다. 책이나 영화 속 이별 에피소드들을 소개하며 ‘현명한 이별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들의 결론은 하나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모르면 다른 사람도 제대로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랑은 누가 일일이 가르쳐줄 수 없다. 노래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의 가사처럼 말이다. “사랑에도 연습은 있는 거기에/아주 조그만 일에도 신경을 써주는/사랑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면 좋겠어/한 번쯤은 실연에 울었었던.”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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