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단기과열로 악재에 민감" vs "10% 안팎 하락은 건강한 조정"

입력 2020-08-20 17:24   수정 2020-08-21 01:01


코스피지수가 11일(거래일 기준) 만에 다시 2300 아래로 내려앉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대거 매물을 쏟아낸 영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한 데다 핵심 산업인 메모리 반도체 시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어디까지 떨어질지는 코로나19 확산을 어느 정도 선에서 막아내느냐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개인들의 매수여력도 변수다. 이날도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외국인은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매도했다. 코스피200 선물 매도 규모는 한때 1조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는 시장 전체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현·선물 동시매도는 그만큼 시장을 안 좋게 보고 있다는 신호기 때문이다. 장 마감 후 집계된 외국인 순매도는 현물 2805억원이었으며 선물 매도 금액은 1955억원으로 줄었다.


이날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코로나19다. 빠른 속도로 올라온 시장은 ‘조정의 빌미’를 찾고 있었고 코로나19 재확산은 매도의 도화선이 됐다. 과열된 시장에서 투자자는 ‘작은 두려움’에도 크게 반응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시아 중 한국 시장만 유독 많이 빠진 이유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에 대한 외국인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며 “지수의 저점은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확산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온 사인도 좋지 않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추가적인 부양 조치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한국에 집중된 선물 매도라기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신이 보유한 포트폴리오를 헤지(위험 회피)하기 위해 코스피200 선물을 활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줄줄이 하락
시총 상위 종목 중 반도체 대표주의 하락폭이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4.15%, 4.27% 하락한 5만5400원, 7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시총 2위 자리를 내줬다. 메모리 반도체 시황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내린 원인이다. 서버 업체들이 잇따라 하반기 투자 계획을 줄이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는 이날 기관과 외국인이 내던진 1조738억원어치를 받아내며 지수를 방어했다. 3월 폭락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다. 이날 개인 순매수 종목은 삼성전자(3154억원) 엔씨소프트(921억원) SK하이닉스(843억원) 현대차(820억원) 등 우량주에 집중됐다.
개인 3월처럼 철벽방어할까
향후 전망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하반기 코스피지수 예상치를 1850~2150선으로 가장 보수적으로 잡고 있는 증권사인 NH투자증권은 지난주부터 개인 중심의 매수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 거래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대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오르는 주식이 더 오를 테니 올라타자’며 성장주 랠리에 올라탔지만 주식 시장의 상승세가 둔화됐을 때 악재가 터지면 생각보다 빨리 주식을 내다 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수가 급격히 오른 만큼 10% 내외의 하락은 ‘건강한 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재확산하고 있다는 것 외에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요소 중 달라진 것은 없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 분위기에 정부가 유동성을 회수하는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여전히 성장주가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간인데, 이들이 조정을 받아 값은 싸졌다”며 “종목별 낙폭이 다른 점을 고려해 실적이 뒷받침되는 성장주를 골고루 분산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 그동안 담지 못했던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종목 매수와 관련한 문의가 많아졌다”고 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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