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버스 베팅' 30대 왕개미들, 급락장서 웃었다

입력 2020-08-20 17:35   수정 2020-08-21 02:46

꿋꿋하게 ‘하락장’에 베팅해온 슈퍼 개미들이 최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 2배로 수익을 거두는 이른바 ‘곱버스(곱하기+인버스)’에 연일 통 큰 베팅을 해온 덕분이다.
슈퍼 개미 포트폴리오 살펴보니

고액자산가 비중이 높은 삼성증권을 통해 10억원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약 8000명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본 결과 30대 투자자들은 올 들어 ‘KODEX200선물인버스2X’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하락한 1~3월 석 달 동안은 물론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한 4월 이후에도 ‘지수 하락’에 큰돈을 걸었다.

이 상품은 낙폭의 두 배를 수익으로 얻는다. 증시가 오르면 오름폭의 두 배만큼 손실이 나는 고위험 투자상품이다. 위험이 큰 대신 수익도 크다. 10억원 이상 주식을 굴리는 30대 젊은 슈퍼 개미들은 지난해에도 한진칼에 이어 곱버스를 두 번째로 많이 매수했다. 그러다 증시 등락폭이 커지자 곱버스에 몰려들었다.

대신 위험을 분산했다. 이들은 KODEX레버리지를 올 들어 곱버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KODEX레버리지는 주가가 오를 경우 2배의 수익률을 거두는 상품이다. 뭉칫돈으로 주가 상승과 하락에 곱절로 반응하는 상품에 모두 베팅한 것이다.
노련해진 개미들
젊은 슈퍼 개미들은 레버리지와 곱버스를 자유롭게 오가며 노련한 투자를 했다. 이들의 올해 수익률은 23.9%다. 코로나 폭락장(3월 19일) 이후 코스피지수가 5개월 만에 1000포인트나 급반등했던 만큼 곱버스만으론 이 같은 수익률을 거두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문동호 삼성증권 SNI강북금융센터 지점장은 “곱버스에 많은 자금을 투입해 단타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젊은 슈퍼 개미들은 4월 이후부터는 곱버스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씨젠 등을 사들였다. 코로나19 이후 주도주로 떠오른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관련주들이 높은 수익률을 거두면서 헤지 역할을 한 셈이다.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보인 젊은 슈퍼 개미들과 달리 노련한 60대 이상 투자자는 안정적인 투자로 30대와 비슷한 수익률을 거뒀다. 4월 이후 30대와 60대는 각각 32.3%, 30.8%의 수익을 냈다. 60대 이상 슈퍼 개미들은 대장주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어 성장주인 카카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네이버 등을 매수했다.
조정장에 BBIG 담는 60대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하자 공격적인 성향의 젊은 자산가와 노련한 투자자의 대응 방식은 극명히 엇갈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들은 이달 들어 곱버스를 67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171억원), 기관(-874억원)과 다른 행보다. 대신 개인들은 KODEX레버리지를 같은 기간 230억원어치가량 순매도했다. 급반등해온 국내 증시가 조정에 들어서자 하락장에 승부를 건 것이다. 하지만 증시가 코로나 폭락장 이후 급반등하는 사이 BBIG와 같은 성장주를 미처 담지 못한 중장년 자산가들은 뒤늦게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관련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문 지점장은 “젊은 자산가일수록 2배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곱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반면 중장년 고객들은 하루이틀 새 주가가 급락하자 수억원을 성장주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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