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 혈관 부풀어 오르는 '하지정맥류'…통증 적고 회복 빠른 3세대 치료법 진화

입력 2020-08-21 14:25   수정 2020-08-22 01:49

정맥 혈관이 눈에 띌 정도로 부풀어 오르는 하지정맥류는 여름철 각선미를 뽐내고 싶은 사람들의 적입니다. 혈액순환개선제 광고 등에서도 이런 점을 강조하고 있지요. 이처럼 많은 이들이 하지정맥류를 보기 안 좋은 ‘미용 질환’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혈관 질환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대한혈관외과학회와 대한정맥학회가 최근 실시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7명은 하지정맥류의 이름만 알고 증상, 원인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설문 응답자의 85%가 다리 혈관 돌출을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았는데요.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다리가 무겁고 피로한 느낌을 가장 큰 문제로 호소하고 있습니다. 발바닥 통증, 종아리 경련 등도 주요 증상 증 하나입니다. 하지정맥류를 정확히 모르면 이 같은 증상을 그저 무리해서 나타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은 하지정맥류 환자도 절반가량입니다.

하지정맥류는 몸 곳곳으로 퍼진 혈액을 심장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하는 정맥에서 판막 기능 이상이 일어나 피가 고이는 질환입니다. 피가 심장으로 돌아가려면 팔다리의 근육이 움직이면서 정맥을 짜줘야 하는데 이때 정맥 내 판막이 밸브 역할을 해 역류를 막아줍니다.

하지정맥류는 에스트로겐이 혈관을 확장해 체내 혈액량을 늘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흔히 발병합니다. 여성은 임신, 생리 전, 폐경기처럼 호르몬 영향으로 발병 또는 악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하지정맥류 환자 21만6127명 중 68%가 여성이었습니다.

그동안 하지정맥류 치료는 문제가 되는 혈관을 제거하는 방식(발거술)으로 이뤄졌습니다. 정맥은 근육 사이에 놓인 심부정맥, 피부 바로 아래의 표재정맥, 두 정맥을 연결하는 관통정맥 등 세 가지로 나뉘는데요. 하지정맥류가 일어나는 부위가 표재정맥입니다. 표재정맥은 혈액을 심장으로 돌려보내는 데 있어 심부정맥보다 중요도가 떨어지고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면 그로 인한 고통이 심하기 때문에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0년 전부터는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해 정맥을 태우거나 폐쇄하는 최소침습법이 등장했습니다. 500~1000도의 열로 태우거나 혈관 내 고주파 카테터를 넣어 120도의 열로 혈관을 폐쇄하는 원리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3세대 치료법은 최소침습법이면서 열을 사용하지 않는 비열 폐쇄술입니다. 정맥에 소량의 의료용 접합제나 경화제를 넣어 문제가 된 혈관을 폐쇄하고 혈액을 정상 정맥으로 흘려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열을 사용하지 않아서 주변의 정상 조직 손상이나 통증, 멍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메드트로닉의 베나실은 시술 후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시간이 5시간 정도로 발거술(4.3일), 레이저(3.6일), 고주파(2.9일)보다 빨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2017년 1월 출시돼 지난해 12월 1만 건의 시술을 기록했습니다. 바스큘러인사이츠의 클라리베인도 후발주자로 하지정맥류 의료기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3세대 치료법은 통증이 적고 회복도 빠르지만 기존 치료법보다 고가인 것이 단점입니다. 보험급여를 적용받지 않아 평균 400만원 정도가 듭니다. 하지정맥류가 너무 심해도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꼭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더라도 다리 저림, 붓기 등이 심하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사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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