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탄 일본 車 수천대 하역, 어민들 '뒤숭숭'…통영에 무슨 일이

입력 2020-08-22 10:58   수정 2020-08-22 15:53


지난 6월초 경남 통영시 광도면 안정국가산업단지에 정박한 화물선 '신세리티 에이스'호가 최근 통관 절차를 마치고 하역을 시작했다. 이 배에서 내려지는 불에 탄 차량들은 경기도 소재 업체로 옮겨져 폐기 처리된 후 고철로 팔릴 전망이다.

1년 넘게 배의 존재를 두고 고조됐던 어민들과 환경단체들의 우려도 다소 잦아들 전망이다. 통영을 뒤숭숭하게 했던 이 배에는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신세리티 에이스호는 2018년 12월 자동차 8800여대를 싣고 일본에서 출발해 미국으로 항해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태평양을 지나던 중 배 안에 화제가 발생해 선원 5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적재된 차동차 3000여대도 불에 탔다.

이후 오도 가도 못한 상황에서 중고선박 매물 시장에 나온 이 배를 한 국내 업체가 사들였다. 국내로 들여와 재활용해 되팔 심산이었다. 하지만 이 배는 국내 정식 입항허가를 받지 못했다. 불에 탄 타이어, 부동액, 배터리 등 국가 간 이동이 금지된 폐기물이 다량으로 실려있었기 때문이다.

바다를 떠돌던 선박은 결국 기름이 다 떨어지게 되자 도움을 요청했고, 결국 지난해 6월 통영 안정국가산단 내 문 닫은 조선소 안벽에 정박했다.

하지만 이번엔 환경단체와 어민들이 크게 반발했다. 다량의 일본 폐기물을 한국으로 들여온 셈이기 때문이다. 결국 환경부는 고심 끝에 조건부로 지난달에야 폐기물 반입을 허가해 하역이 시작된 것이다.

한편 안정국가산단에는 신세리티 에이스호 외에도 지난해 9월 울산 염포부두에 정박 중 폭발한 석유제품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도 입항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어민들이 다시 반발하는 분위기다.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는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다량의 폐기물이 실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선박은 해양수산부가 기항 허가만 하면 바로 입항이 가능하다.

어민들은 "신세리티 에이스호에 이어 스톨트 그로이란드호까지 안정국가산단에 입항하면 각종 폐기물이 하역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통영시 어민과 인접한 고성군 어민, 통영경제환경운동연합은 오는 24일 폐기물 선박 입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통영시청 앞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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