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號 삼성' 시총 82% 늘어…최태원의 SK 67%↑

입력 2020-08-23 17:34   수정 2020-08-24 01:03


최고경영자(CEO)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주가다.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외환위기 이후 이런 흐름이 강화됐다. 국내에서는 오너들도 마찬가지다. 글로벌화된 그룹의 최고 책임자로서 주가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최근 10년 새 한국 5대 그룹의 리더가 모두 바뀌었다. 이들이 그룹 수장 자리에 오른 뒤 주가 움직임을 살펴봤다.
황제주에서 국민주 된 삼성전자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의 리더가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시총 변화를 살펴본 결과 삼성그룹은 6년여 동안 그룹 전체 시총이 82.24% 증가했다. 이 부회장은 갑자기 쓰러진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2014년부터 그룹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 시총은 이 기간 204조4515억원에서 333조7108억원으로 63.22%나 급증했다. 반도체에서 나오는 탄탄한 실적과 주주환원 정책으로 투자자들이 몰려든 덕이다. 삼성전자를 성장주로 분류했던 당시 시장의 판단이 맞았던 셈이다.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거듭난 것도 큰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한 해에만 9조2000억원을 투입해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고, 총 5조8000억원을 배당에 쏟아부었다. 이듬해에는 ‘50 대 1 액면분할’이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삼성전자 측은 당시 “액면분할을 하면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국민이 더 많이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작된 ‘동학개미운동’의 기반이 된 셈이다. 같은 기간 다른 계열사의 희비는 엇갈렸다. 삼성SDI와 삼성전기는 시총이 각각 세 배, 두 배로 뛴 반면 삼성생명과 삼성중공업은 반토막 수준으로 주가가 내려앉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시 상장 4년이 채 되지 않아 시총 3위에 올랐다.
“바뀌어야 산다”
최태원 회장의 경우 주총에서 다시 회장으로 복귀한 2016년 3월 18일을 기준으로 주가 변화를 계산했다. 최 회장 복귀 후 SK그룹 시총은 79조1184억원에서 132조3370억원으로 67.26% 늘었다. 이 기간 SK하이닉스가 21조원대에서 54조원대로 덩치가 커졌고, SK바이오팜도 가세했다.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인수합병을 통해 그룹 덩치를 키웠다면 바이오는 SK가 직접 일궈낸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건 40대 초반의 ‘젊은 리더’가 이끄는 LG그룹이다. 구 회장이 수장으로 올라선 이후 LG그룹 시총은 2년2개월 만에 30조원 증가했다. 90조8963억원이던 시총은 최근 119조530억원까지 늘었다. LG화학 주가가 배터리 부문의 고평가에 힘입어 급등한 덕분이다. LG전자 주가는 2018년 6월 이후 2년2개월 만에 9만원을 넘어섰다.

반면 친환경차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전통 유통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싸우고 있는 신동빈 롯데 회장은 주가로 보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반에 나선 2018년 9월 14일 이후 현대차그룹 시총은 88조원에서 86조원으로 약간 줄었다. 현대차 시총이 늘었지만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로템 등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롯데그룹 시총은 신 회장이 회장을 맡은 2011년 이후 44.66%나 급감했다. 그룹의 주력인 롯데쇼핑 시총이 11조원대에서 2조원대로 쪼그라든 영향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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