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 열풍…외면받던 강남·목동 주상복합 신고가 속출

입력 2020-08-24 17:15   수정 2020-09-28 16:41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에 비해 선호도가 떨어졌던 주상복합아파트 시세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주상복합은 아파트에 비해 용적률이 높아 오래돼도 재건축하기 어렵다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하지만 아파트에 비해 워낙 못 오른 데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지역 대표 주상복합의 신고가가 잇따르고 있다.
타워팰리스 역대 최고가 경신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타워팰리스 3차’ 전용 235㎡는 지난달 25일 54억25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타워팰리스 1차가 2002년 입주를 시작한 뒤 2차와 3차를 통틀어 역대 최고 거래가다. 이 주택형은 2006년 43억2000만원에 거래된 뒤 14년간 거래가 없다가 단숨에 11억원 넘게 뛰었다.

도곡동 고급 주상복합 블록에서는 최근 손바뀜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타워팰리스 1차’ 전용 84㎡는 지난 4일 22억원에 계약서를 쓰며 지난달 경신한 최고가(19억5000만원)를 갈아치웠다. 바로 옆 한 동짜리 주상복합인 ‘아카데미스위트’ 전용 164㎡도 지난달 6일 22억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도곡동 A공인 관계자는 “최근 도곡·대치 등 인근 아파트값이 너무 오르면서 대체재로 이 지역 주상복합을 찾는 매수자가 늘었다”며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높아 갭투자를 알아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의 주상복합도 비슷한 분위기다. 목동 ‘트라팰리스 이스턴에비뉴’ 전용 177㎡는 지난달 27일 29억45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 6월(26억8000만원)보다 2억원 넘게 올랐다. 인근의 ‘현대하이페리온 2차’ 전용 119㎡도 지난달 24일 18억7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지난해 7월과 비교해 3억원가량 상승했다.

옛 삼풍백화점 자리에 들어선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전용 174㎡는 지난 6월 22억원에 거래된 뒤 지난달 31일 27억5000만원에 계약서를 쓰며 한 달 만에 5억원 넘게 뛰었다.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 전용 163㎡도 지난 3일 22억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아파트와 갭 메우기 진행
부동산업계에선 주상복합이 아파트와 ‘갭 메우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0년대 초·중반 부의 상징으로 반짝 인기를 누렸던 주상복합은 이후 관리비가 비싸고 높은 용적률에 대지지분이 적어 재건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 등으로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덜 올랐다.

‘타워팰리스 2차’ 전용 144㎡는 지난달 30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지만, 같은 달 인근 아파트 ‘도곡렉슬’ 전용 134㎡의 거래액(35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면적이 더 넓은데도 가격이 5억원 넘게 낮았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일반 아파트 가격이 뛸 동안 상대적으로 주상복합이 못 오르다 보니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고급 주상복합의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면서 우수한 입지와 학군, 부촌 이미지 등을 갖춘 ‘똘똘한 한 채’로 고급 주상복합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대형 평수가 많고, 한 건물 내에 상가 등 편의시설을 갖춘 주상복합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주상복합은 이른바 ‘슬세권(슬리퍼와 같이 편한 복장으로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주거 권역)’으로 꼽힌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2000년대 초반에 건설한 주상복합은 당시 대형 건설사에서 핵심 입지에 고급 자재를 사용해 지은 곳이 많다”며 “리모델링 연한(15년)이 지난 단지에서는 리모델링이 이슈화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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