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시위자도 확진…방역당국 "모든 광복절 집회로 검사 확대"

입력 2020-08-24 17:34   수정 2020-08-25 01:4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목전까지 다가왔습니다. 저를 포함해 누구도 감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 본부장조차 스스로 감염될지 모른다고 말할 정도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400명에 육박하던 확진자 증가세는 잠시 주춤했지만, 일상생활을 하다가 코로나19에 걸리는 생활감염이 전국 각지에서 속출했다.
확진자 주춤, 주말 효과 가능성
국내 코로나19 환자는 지난 23일 266명 늘었다. 20일 324명, 21일 332명, 22일 397명 등 사흘 연속 300명대를 유지하던 것에 비해 다소 줄었다. 방역당국은 검사 건수가 줄어드는 주말을 지난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지난 주말 평소보다 7000건 정도 검사가 줄었다. 정 본부장은 “주말을 거쳐 월요일, 화요일 등 주초에는 환자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거리두기 실천의 효과가 반영된 것인지 등은 좀 더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했다.

대구와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환자가 나왔다.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는 24일 낮 12시 기준 875명으로 전날보다 34명 늘었다.

등록교인만 56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도 확진자가 늘었다. 교인 1명, 이들의 접촉자 5명이 추가 확진판정을 받아 관련 확진자는 41명으로 불어났다. 천안에서는 감염병 안심병원인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도 집단 감염이 확인됐다. 간호사 등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이곳 관련 확진자도 10명이 됐다.

서울 서린동 SK 본사 건물에서도 24일 SK에너지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건물은 이날 폐쇄됐고 25일 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민주노총 집회서도 확진자 나와
순천 홈플러스 푸드코트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은 서울 관악구 무한구(九)룹과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가상화폐 관련 모임으로 보이는 이 시설 관련 확진자는 25명이다. 정 본부장은 “다단계 방문판매뿐 아니라 가상화폐 등 사업설명회 관련 집단발병이 계속 보고되고 있다”며 “중장년층은 이런 곳에 참석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광복절인 15일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는 하루 만에 40명 추가돼 176명이 됐다. 같은 날 보신각 인근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집회 참가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1명 나왔다. 21일 경기 평택의 한 병원에서 검사받은 금속노조 기아차 화성지회 조합원이다. 정치권 등에서는 방역당국이 정치 성향에 따라 위험도를 달리 구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방역당국은 그동안 광화문 집회로 한정했던 코로나19 검사 대상을 모든 광복절 집회로 확대했다. 정 본부장은 “사랑제일교회 집단 감염자 등을 조사한 결과 15일 경복궁역과 광화문역 사이 동선이 집중된 것으로 파악돼 기지국을 중심으로 5만 명의 명단을 파악해 검사를 안내한 것”이라며 “민주노총 집회도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하면 비슷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종각 근처에서 열렸던 광복절 민주노총 집회에는 2000여 명이 참가했다.
시내버스 운전기사도 감염
서울에서는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중교통을 통한 감염 우려도 커졌다. 지난 21~23일 보성운수 소속 버스 기사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이 몰았던 5618번과 6512번 버스는 방역 작업으로 23일 4시간가량 운행이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이들 중 21일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운전기사는 19일 증상이 나타나 20일 검사를 받은 뒤에도 당일 오후 8시간가량 버스를 운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운전기사와 탑승 승객 등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국내 코로나19가 재유행한 9~22일 하루평균 신규 환자는 162.1명이다. 직전 2주(7월 26일~8월 8일) 12명에 비하면 13.5배 급증했다. 최근 2주간 집단감염 건수는 30건으로, 이전(9건)보다 3배 넘게 늘었다. 8월 들어 사랑제일교회, 광화문 집회 등 고령층 비중이 높은 곳에서 환자가 속출해 방역당국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지현/하수정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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