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가 필요한 것 물으니 "여자 달라"…상상초월 코로나 '갑질'

입력 2020-08-25 11:59   수정 2020-08-25 12:02


익명을 요구한 간호사가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들의 갑질을 폭로했다.

이 간호사는 "어떤 남자분은 '필요한 게 있냐'고 물으니 '여자요'라고 답했다"며 현장에선 의료진에 대한 성희롱도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간호사는 "확진 환자들에게 바깥에서 생활하시는 것처럼 만족시켜드릴 수 없다고 하면 소리를 지르거나 코 푼 휴지를 바닥에 뿌리는 분도 있다. 어떤 분은 속옷 빨래도 요구한다. 무리한 요구를 하는 환자들이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간호사는 "(현재 일하는 곳은)경증환자들이 주로 입원하는 병원인데, 좋은 분들도 있지만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분들 때문에 간호사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병실이 마음에 안 든다며 '뛰어 내리겠다'는 협박도 받았다"고 했다.

간호사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으면 입원을 하게 되는데, 입원에 동의하지 않고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며 "음압병동인데 왜 다인실이냐, 1인실을 달라, 왜 나를 병실에 가두느냐, 옥상이 어디냐, 창문으로 뛰어 내리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타병원이나 타병동 입원 환자들과 비교하면서 "'여기는 왜 안 되느냐'며 (여러가지를)요구하는 분들이 있다"며 "코로나19 입원비가 공짜라고 생각해서 병원 물품을 다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간호사에 따르면 파스와 영양제 요구부터 반찬 투정, 커피 및 담배 요구는 물론, 과일과 삼계탕을 달라는 환자도 있다고 했다.

간호사는 퇴원할 때 입을 새 옷을 달라는 요구도 많다고 했다. 간호사는 "퇴원할 때 입고 온 옷은 오염됐을 수 있으니 새 옷을 택배로 받게 하는데, 새 옷이 없다며 저희한테 옷을 달라고 한다"며 "그럼 어쩔 수 없이 직원들 가족한테 옷을 기증받아 주게 되는데, 심지어 팬티는 안 줬으니 팬티를 빨아달라는 환자도 있다"고 했다.

앞서 서울대병원 최원영 간호사도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자신이 코로나 병동에서 일하진 않았다면서도 "(의료진이) 사실 엄청 힘들게 일하시는데 그렇게 힘들게 고생하는 사람들한테 고맙다고 말은 못할망정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니까 너무 화가 나더라"고 언급했다.

최원영 간호사는 보수 유튜버 신혜식 씨에 대해 "간호사와 대판 싸웠다고 자랑처럼 얘기하는데 그 간호사가 너무 불쌍하다"며 "당신이 택배 하나, 외부음식 주문 하나 받을 때마다 그거 넣어주려고 담당 간호사는 한여름에 숨 막히는 격리복을 입어야 한다. 코로나 확진돼서 입원한 건데 지금 무슨 호텔에 룸서비스 시킨 줄 아느냐"라고 비판했다.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 참석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 '신의 한 수' 운영자 신혜식 씨는 18일 병실에서 유튜브를 진행하다가 간호사와 실랑이를 벌였다. 그는 "방송하기 전부터 열 받아서 간호사랑 대판 싸웠다. (간호사에게) 찍혔으니까 이제 제가 해달라는 거 아무것도 안 해줄 것 같다"며 "그것도 못하게 하면 자해행위라도 벌일 판"이라고 했다.

병원 밥이 맛 없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그는 "입맛에 맞지 않는 밥 먹어야 하고 눈치 봐야 한다"며 "외부 음식 반입 안 된다고 하지만 검역받아서 들어올 수 있는 과일 같은 걸 넣어주면 안 되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원영 간호사는 "중요한 물건을 전달해주거나 할 순 있지만 수시로 택배나 자장면 배달시키시는 분도 있다"며 "안 된다고 설득하는 시간이나 그냥 해줘버리는 시간이나 그게 그거니까 실랑이하다 지쳐서 울며 겨자먹기로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최 간호사는 "(유튜버들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거나 단편적인 면만 보고 병원에서 이렇게 한다, 자기가 불렀는데 오지 않는다, 자기를 가둬놓고 학대한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서 의료진 명예를 훼손하거나 억울하게 만든다"며 "정부의 방역이나 치료 시스템에 대한 음모론을 제기하는 식으로 국민들에게 불신을 심어주는 건 지금 시국에는 더 안 좋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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