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안전자산 金…투자자는 덜덜 떨었다 [고은빛의 GO!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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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8-27 11:16   수정 2020-08-27 11:47

코로나 시대 안전자산 金…투자자는 덜덜 떨었다 [고은빛의 GO!투자]


유비무환. 준비가 잘 돼 있으면 걱정이 없다는 뜻의 사자성어입니다. 이번 투자에 나서는 제 심정이 딱 이랬습니다. 지난달 말 금 투자법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한 덕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과 금 투자법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김소현 연구원은 올해 금 가격이 30% 이상 올랐지만,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또 달러약세와 미국과 중국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도 금 가격 상승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인터뷰를 하고, 직접 기사([이와중에 34%] "더 오를 金…ETF·ETN으로 담아볼까")도 쓰니 금 투자법에 대해 아는 준전문가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기필코 벌어야지 마음먹고, 어떻게 금을 투자할 지 고민했습니다. 분산해서 금 현물과 금 ETN에 나눠서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투자하는 게 금 가격 상승에 더 유리한 지 비교하기 위해서였죠.
금 사상 첫 2000달러 돌파…수익률도 플러스로 '반짝'
금 현물 계좌를 열기 전 ETN에 먼저 투자했습니다. 원래 같은 날 투자하려고 했는데 계좌개설에 '실패'했습니다. 요즘은 전화로 금 현물 계좌를 열 수 있다고 합니다. 지난 3일 오후 미래에셋대우 콜센터에 3~4차례 전화했지만, 상담이 많은 탓인지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지점을 가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ETN 투자부터 시작했습니다. ETN은 원래 있는 비대면계좌에서 ETN 거래신청을 거쳐야 투자가 가능합니다. 금 ETN을 찾아보니 현물로 거래되는 건 삼성 KRX 금현물 ETN만 있네요. 인터뷰 때 금 선물보다는 현물로 투자해야 금 상승세를 반영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만큼, 현물 ETN을 선택했습니다.

솔직히, 만기 도래 때마다 만기가 남은 선물 계약으로 교체하는 롤오버(Roll over) 비용이 얼마나 될 지 감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괜히 비용 때문에 손실을 보진 않을까 걱정하기도 싫었구요.

지난 3일 오후 2시가 되어갈 무렵, 삼성KRX금현물ETN을 20주 매수했습니다. 단가는 1만4135원. 이날 금현물 ETN은 1만5000원까지 오른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거래가 안 될 수도 있을 거 같아 현재 가격에 매수했더니 바로 '체결'됐습니다.

나중에 차트를 보니 제가 매수한 가격(1만4135원)이 오후 최고가였네요. 하하, 제가 잡았다하면 바로 상투입니다. 급한 성격은 투자엔 도움이 안 되네요. 종가는 1만4105원으로 조금 낮아져서 첫 날 수익률은 -0.21%이었습니다. 4일 종가 기준 수익률도 -1.56%로 손실이 더 커졌습니다.

그래도 인생에 예상치 못한 선물이 찾아오곤 합니다. 5일 아침에 뉴스를 보니 마침 좋은 소식이 있었습니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1.7%(34.70달러) 급등한 202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금값이 종가 기준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처음입니다.

좋은 기분도 잠시,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네요. 아직 개설하지 않은 현물 계좌 때문이었죠. 지난 3일에 바로 열었으면 분명 플러스 수익을 봤을테니까요ㅠㅠ.

어느 증권사에서 금 현물 계좌를 열 지 빠르게 찾아봤습니다. 주요 증권사에서 금 현물 거래가 가능하지만, 수수료가 조금씩 차이가 나기 때문이었죠. 제가 찾아봤을 땐 미래에셋대우의 온라인 매매 수수료가 0.15%로 가장 낮았습니다. 물론, 부가세를 포함하면 0.165%입니다. 보관수수료도 따로 들어갑니다. KRX금시장의 직전거래일 장종료시 가격기준으로 환산한 금액에 0.0002%를 부과하는데요 이것도 부가세를 포함하면 0.00022% 정도 됩니다.

5일 점심 시간을 틈타 미래에셋대우 여의도 지점을 찾았습니다. 점심시간인데도 사람들이 좀 있어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습니다. 금 현물 계좌를 여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직원이 건네 준 서류 몇 장에 이름과 주소 등을 적고, 유의사항이 담긴 서류도 받았습니다. 이날 금 현물 99.99K를 7만9370원에 9주를 매수했습니다.

ETN과 금 현물 투자금을 모두 합치면 99만6000원 정도였네요. 아슬아슬하게 100만원에 맞췄습니다. 이날 금 현물 수익률은 -0.47%, ETN은 -0.46%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ETN은 1% 조금 넘게 수익을 보면서 손실 폭을 줄였습니다.

좋은 일은 이어졌습니다. 6일 ETN은 장 초반 1만4570원까지 올랐습니다. 계좌는 빨간불로 변하기 시작했구요. 금에 투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 사실 코스피는 미친듯이 올라가고 있어서 종목 투자를 할 걸 그랬나. 괜시리 아쉬웠기 때문이죠. 이날 ETN은 0.25% 상승으로 마감했고, 금 현물은 보합이었습니다.

코스피 못지 않게 국제 금값도 최고가 행진을 이어간 덕분이었습니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1온스당 2069.4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5거래일 연속 최고가였죠. 지난 7일 기준 ETN의 수익률은 0.14%, 금 현물도 0.08%를 기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5일과 6일은 국제 금 시세 뿐 아니라 국내 금값도 많이 오른 상황이었습니다. 종로 금거래소를 봐보니 지난 5일 순금은 28만4000원, 6일엔 28만5000원이었습니다.
(순금 28만4000원 종로금거래소) 하지만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이라고, 변수는 어김없이 터졌습니다.
러시아 백신 개발에 '급락'…경기 회복 지연 예상에 2000달러 '회복'
2000달러를 돌파해 계속 상승할 것 같았던 금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금값은 온스당 41.4달러(2%) 하락한 2028달러에 마감했습니다. 달러 강세 영향 때문이었는데요. 미국 7월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176만3000명 증가하는 등 경제지표 호조 영향이었죠. 제 계좌도 이런 영향을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10일 ETN은 장 초반 6% 폭락으로 출발했습니다. 순간 무슨 코스닥 종목인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다행히 오후 들어 하락 폭은 줄었습니다. 이날 ETN 수익률은 -1.2%, 금 현물은 -1.23%를 기록했습니다. 다음날 하락 폭은 더 커졌습니다. ETN 수익률은 -2.62%, 금 현물은 -2.77%를 나타냈죠.

여기에 러시아에서 백신을 개발했다는 소식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11일(현지시간)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93.40달러(4.6%) 급락한 1946.30달러에 장을 마쳤습니다. 금액 기준으로는 무려 7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었습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러시아가 개발했다는 게 신뢰가 가진 않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여행주와 항공주까지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ETN은 장 초반 7%나 빠졌습니다. 그야말로 몸이 덜덜 떨리는 숫자였는데요. ETN이 이렇게 변동성이 큰 상품이었나 잠시 의문까지 들었네요. 다행히 ETN은 종가로 5.85% 하락 마감했습니다. 이날 ETN 누적수익률은 -8.31%, 금 현물은 -8.62%를 기록했습니다. 그야말로 최악이었습니다.

하지만 13일엔 ETN의 상승세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금값이 회복된 영향입니다. 12일(현지시간) 12월 인도분 금값은 온스당 2.7달러(0.13%) 오른 1949달러로 장을 마쳤습니다. 영국 2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20.4%나 감소하면서 다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입니다. 이같은 감소폭은 1955년 경제성장률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였습니다. 코로나의 위력을 절로 실감했습니다. 기나긴 장마가 끝나고 맑게 갠 날씨처럼 ETN은 1.89% 상승 마감했습니다. ETN 누적 수익률은 -6.58%, 금 현물은 -6.51%로 손실이 2% 가량씩 줄었습니다.

14일에도 ETN은 소폭 상승 마감했습니다. 누적 수익률도 -6.08%로 개선됐구요. 금 현물도 -5.58%로 올랐습니다. 금 값이 안정적으로 상승한 덕분이었죠. ETN보다는 현물이 금 가격 상승세가 더 반영된 듯 합니다. 13일(현지시간) 12월 인도분 금값은 온스당 21.4달러(1.09%) 상승한 1970.4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이후 금 가격은 다시 2000달러대를 회복했습니다. 18일(현지시간) 12월 인도분 금값은 온스당 14.4달러(0.72%) 오른 2013.14달러에 장을 마쳤습니다. 미국 경제의 회복이 예상보다 느릴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되면서 달러가 크게 빠진 영향이었죠. 주요 6개국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장중 92.127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는 2018년 5월 이후 최저치였죠. ETN은 18일과 19일 모두 연속 상승하면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점차 줄였습니다. 19일 기준 ETN 누적수익률은 -3.86%를, 금 현물은 -4.12%를 기록했습니다.

20일 금 ETN은 2.65% 상승 출발했지만 금방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드디어 투자했던 가격을 회복하나 싶었지만 다시 입맛만 다셨습니다. 에고.
코로나 재확산…"금, 단기 변동성 높아"
하지만 다시 오를 것 같은 금 가격은 또 다시 하락했습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1923.1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유동성에 대해 우려하면서, 달러가 다시 오른 영향 때문입니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환자의 혈장 긴급 사용을 승인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백신을 신속하게 승인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입니다.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죠.

물론 금 가격 상승요인도 있었습니다. 코로나 2차 확산이 가시화했죠. 국내에선 지난 13일 일일 신규 확진자는 103명을 기록한 후 확진자 수는 여전히 세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해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유럽에서 휴가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기 시작했구요. 25일(현지시간)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는 2400만명이나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그리 오르지 않았습니다. 불현듯 김소현 연구원의 말이 머리에 스칩니다. 코로나가 너무 심각해지면 사람들은 금을 사는 게 아니라 금을 팔아서 현금화한다는 것이었죠.

여기에 더이상 코로나가 단기간 '악재'가 아니라는 판단도 작용한 듯 싶습니다. 백신이 나와도 코로나 종식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로 코로나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징후는 이미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홍콩에선 30대 남성이 코로나에서 완쾌됐다가 다시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사례까지 나왔습니다. 인도에서도 비슷한 사람이 나왔다고 하구요.

아무래도 앞으로의 코로나 사태는 지난번처럼 금 상승세를 이끌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상황이 바뀌어서 그런지 금 투자도 생각보단 어려웠습니다. 안전자산이라고 해서 주식투자보다 더 수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상은 그렇진 않았습니다. 머리로 예상해보는 것과 실제로 겪는 것은 정말 천지차이죠. 특히, ETN은 장 초반 3% 강세를 띄다가도 하락세로 전환하는 등 방향성을 알기 힘들었네요.

하지만 금은 '상대적' 안전자산이긴 했습니다. 24일 오전엔 코스피가 장중 2400선이 붕괴되면서 정신이 없었는데요. 거의 대부분의 종목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금 ETN은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물론, 주가가 급등할 때도 영향이 없지만, 급락할 때도 동조되진 않는다는 게 장점이긴 합니다.

금 시세가 하락할 땐 ETN보다 현물 가격이 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주가처럼 확 빠지거나 확 오르진 않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여전히 코로나로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금 투자엔 유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귀금속의 경우 투자수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이 단기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제 금에 대한 관점을 좀 더 바꿔봐야 겠습니다. 금은 코로나시대 '상대적'인 안전자산이라고요. '안전자산=코로나 덕에 오른다'는 공식이 이젠 통하지 않는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아직 시장 내 풍부한 유동성이 있으니까요. 미중 갈등도 아직 진행형이구요. 제 계좌 수익률 회복을 바라봅니다. 26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 KRX금현물 ETN -8.17%,금99.99K 현물은 -7.60%입니다.ㅠㅠ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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