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지난주(17~23일) 소상공인 매출이 넉 달 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지난 19일부터 영업이 중단된 서울 노래방 매출은 80% 이상 급감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빨리 잡지 못하면 내수 지표가 외환위기 이후 최악으로 추락했던 올 3월과 같은 경제위기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소상공인 카드 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소상공인 사업장 평균 카드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다. 전국 60여만 개 사업장의 매출 정보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다. 소상공인 매출은 이달 첫째 주 -12%, 둘째 주 -7%로 부진이 완화되는 추세였으나 지난주 크게 악화했다. 지난주 감소폭은 코로나19 1차 피해기인 4월 6~12일(-16%) 후 약 넉 달 만에 가장 컸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여파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이달 14일부터 세 자릿수로 늘었다. 이에 정부는 19일부터 수도권의 노래방, 클럽, PC방, 300인 이상 대형 학원 등 12종의 고위험시설에 영업 중단 조치를 내렸다. 이 조치는 23일부터 전국으로 확대됐다.
영업이 중단된 노래방과 PC방의 매출 감소가 특히 컸다. 노래방 매출은 62%, PC방은 50% 줄었다. 서울 노래방과 PC방 매출 감소율은 각각 82%, 75%였다. 전국 기준 숙박 등 여행(-25%), 음식점(-22%) 부문 매출도 많이 줄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카드(신용·체크) 승인액 증가율은 이달 둘째 주 5%대에서 셋째 주 1%대로 쪼그라들었다.
사람들의 이동도 확 줄었다. 지난 주말(22~23일) KTX 이용객은 16만1891명으로, 전 주말보다 47% 감소했다. 여행과 출장을 취소한 사람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재확산발(發) 내수 충격이 본격화함에 따라 지난 3월 수준으로 경기가 하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8% 감소해 1998년 11월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가 사회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대형 업체와 영세 자영업자를 가리지 않고 타격을 입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했다. 1차 코로나19 확산 때 간신히 버틴 곳들마저 폐업 위기에 몰렸다는 것이다. 일반 음식점들의 모임인 한국외식업중앙회 손무호 상생협력총괄단장은 “자체 조사 결과 지난 1~5월 9만7000여 개 업소가 휴업, 2만3000여 개 업소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8월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 휴·폐업 업소 수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중앙회는 보고 있다.
영화관과 놀이공원도 직격탄을 맞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집계한 지난 주말(22~23일) 영화 관람객 수는 37만468명에 그쳤다. 이 기간 상영된 영화가 약 100편이었으니 영화 하나당 관람객이 3700명밖에 안 된다. 전주 주말(15~16일) 125만3391명보다 70.4% 급감한 수치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지난달은 전년 대비 입장객 감소폭이 60~70% 정도였는데, 지난주엔 90% 선으로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서울랜드와 캐리비안베이는 방문객 가운데 확진자가 나와 지난주 3~4일씩 휴장하기도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의 지난 17~21일 하루평균 최대 이동 인구 수는 585만3492명이었다. 전주 636만129명에 비해 7.9% 감소했다. 자신의 생활 범위를 넘어 이동하는 구간 이동인구는 더 큰 폭(10.7%)으로 줄었다.
지난 주말 KTX 이용객은 16만1891명으로, 전주보다 47.7% 감소했다. 고속도로 통행량은 이달 첫째주 말 736만 대에서 둘째주 말 951만 대로 늘었다가 지난 주말엔 783만 대로 떨어졌다. 전주 대비 17.7% 줄었다. 정부가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자 시민들이 여행 등 이동 자체를 줄인 결과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이며 하반기를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올 한 해 성장률 자체도 정부가 예측한 0.1%를 달성하는 게 어려워졌다. 올해 성장률을 -0.2%로 전망했던 한국은행도 전망치를 대폭 하향할 예정이다.
서민준/구은서/강진규/김남영/박동휘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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