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뉴머니' 산은의 파격 제안…선택지 좁아진 정몽규

입력 2020-08-27 17:21   수정 2020-08-28 01:52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의 회동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를 대폭 깎아주겠다고 제안하면서 답보 상태에 빠졌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 회장의 전격 제안을 놓고 HDC현산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27일 채권단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날 정 회장과의 회동에서 산은 등 채권단이 최대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신규 자금(뉴머니)을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투입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지원한 영구채 8000억원에 더해 1조5000억원의 뉴머니를 추가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춰 HDC현산도 1조5000억원을 매칭해 투입하자는 것이 산은의 제안이다.

이는 산은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2018년 5월 한국GM 정상화를 위해 뉴머니를 공동 투입하기로 한 것과 비슷한 지원 방식이다. 당시 산은은 한국GM에 뉴머니를 투입하기에 앞서 GM으로부터 10년간 한국을 떠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이 회장은 전날 회동에서 항공업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2년이나 2023년까지 HDC현산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채권단이 함께 부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채권단은 대출 상환기간 연장과 영구채 차환 등의 추가 지원 대책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전날 회동이 끝난 후 보도자료를 통해 “인수 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했다”고 밝혔다. HDC현산은 산은 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놓고 내부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안을 거부할 경우 거래 무산의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아시아나항공 운명은 이르면 다음달 초 결정될 전망이다. 채권단 기류도 2주 이상 시간을 주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 회장 임기가 다음달 10일 끝난다는 점도 채권단이 HDC현산의 결정을 압박하는 또 다른 이유로 분석된다.

이날 HDC현산 주가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부담이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전날보다 5.02% 급락한 2만800원에 마감했다.

강경민/임유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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