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살이 꼈어, 뱃살"…"살쪄서 DIE 안 하려면 끝에 T를 붙여라"

입력 2020-08-27 21:34   수정 2020-08-28 02:52

올해 두 번째로 열린 ‘비만 25초영화제’에는 공익 캠페인 스타일부터 TV CF를 보는 듯한 감각적인 영상까지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주목도 높은 영상미를 보여준 수작이 다수 출품됐다.

일반부 우수상을 받은 김정훈 감독의 ‘DIE’는 코믹한 내용으로 눈길을 끌었다. 헬스클럽에 가기 위해 험난한 산길을 가던 한 남자에게 낯선 이가 시원한 콜라 한 캔을 건넨다. 한 모금이 아니라 벌컥벌컥 한 캔을 다 비운 그는 이 사실을 헬스클럽 트레이너에게 ‘이실직고’한다. 트레이너는 “그래서 너 BMI(체질량지수)가 몇이라고? 살고 싶지 않냐? (그럴 거면) 죽어!”라고 소리친다. 동시에 화면엔 죽음을 뜻하는 ‘DIE’가 뜬다. 트레이너가 “진짜 죽으려고?”라고 말하는 순간 ‘DIE’에 ‘T’자가 붙으며 ‘DIET(다이어트)’라는 단어가 완성된다.

일반부 특별상을 받은 윤주훈 감독의 ‘사랑보다 깊은 상처, 비만’은 비만인조차 주변의 비만인을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음을 코믹하게 담아냈다. 비만인 남자는 비만 때문에 면접에서 떨어진 여자를 위로하기 위해 함께 산에 오른다. 정상에서 세상을 향해 “살찐 게 죄냐. 편견 덩어리들아”라고 함께 외친다. 남자는 “다슬아 사랑해”라고 여자에게 사랑고백을 한다. 그 순간 여자의 표정은 굳어지고, 남자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진다.

일반부 장려상을 받은 송현석 감독의 ‘비만은 질 병이 아니다’는 육중한 몸을 가진 남성이 육상 트랙을 돌다가 쓰러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에게 누군가가 손을 내민다. “비만은 질 병이 아니다”는 내레이션과 함께 ‘함께한다면 질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질병’이란 단어를 ‘질 병’으로 바꿔 ‘비만은 질병이다’란 영화제 주제를 다른 각도로 해석해 호평받았다.

일반부 특별상은 양준균 감독의 ‘살이 빠지면 관상이 변합니다’가 받았다. 한 사내가 관상가로부터 “당신은 죽을 상이야. 살이 꼈어”라는 말을 듣는다. 그 살은 역마살이나 도화살이 아니라 뱃살이다. 사주역학에서 말하는 살이 아닌 몸에 붙은 살을 빼면 관상뿐 아니라 운명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재치있게 풀어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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