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에 오른 가운데 전당대회 레이스에 뛰어들었던 김부겸 전 의원과 박주민 의원 역시 각자 향후 행보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했다. 이낙연·김부겸·박주민 후보 '3파전'으로 치러진 이번 전당대회(전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상 초유의 '언택트' 전당대회로 치러졌다.
이 신임 당대표가 60.77%를 얻은 가운데 김 전 의원과 박 의원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각각 21.37%와 17.85%를 얻었다. 당대표 레이스에선 패배했지만 김 전 의원과 박 의원 모두 잃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낙연 체제'는 내년 3월까지…김부겸 역할론?
이 신임 대표는 내년 3월이면 당 대표직에서 내려올 확률이 높다. 차기 대권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원포인트 전당대회가 재차 열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이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김 전 의원의 재등판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 전 의원이 영남 세력을 기반으로 정치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차기 대선에서도 크게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에서도 김 전 의원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대의원 투표율 29.29%로 30%에 가까운 지지를 얻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낙선 직후 입장문을 통해 "제 당력을 하나로 모아 '더 큰 민주당'을 이룰 때"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면서 양극화를 해소하고, 개혁과제를 완수해야 할 책임이 우리 당에 있다"고 했다.
이어 "저에게 보내주신 당원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에 감사드린다. 지적과 비판도 무겁게 끌어안겠다"라며 "그를 통해 '새로운 김부겸'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일신우일신 하겠다"고 덧붙였다.
개혁적 이미지 굳힌 박주민…차기 서울시장까지?
개혁적인 성향의 박 의원은 초선 의원과 당직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이번 전당대회에 뒤늦게 뛰어 들었다. 비록 3위에 그쳤지만 선거운동 과정에서 '새로운 시대'를 주장하며 자신만의 이미지를 명확히 했다.박 의원은 2년 전 최고위원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도 60만 명이 넘는 권리당원들 사이에서 21.51% 득표율로 상대적으로 놓은 지지를 받았다. 다시금 확인한 인지도를 통해 박 의원은 앞으로도 당내에서 개혁적인 목소리를 대변하는 세력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박 의원이 내년 4월 진행되는 재·보궐선거에서 현재 공석인 서울시장 자리에 도전할 거란 전망도 흘러나온다. 당선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선 국면을 앞두고 초·재선 중심의 친문이 당내 새로운 구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여러 차례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항상 "지금은"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졌지만 잘 싸운'만큼 이번 박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는 실보다 득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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