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관광을 한 곳에서…리조트 닮은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입력 2020-08-30 14:49   수정 2020-08-30 17:19


지난 2~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유통 매장들은 일제히 타격을 입었다. 4월에 신규 확진자가 줄어들자 가장 빨리 매출을 회복한 곳은 교외형 아울렛이었다. 야외 시설이어서 감염 우려가 덜하고, 놀 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을 못 가는 대신 명품을 사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영향도 있었다. 아울렛은 코로나10로 집에만 머무르던 사람들이 주말에 잠시 나들이를 가 숨통을 틔우기 좋은 곳이 됐다.

6월 말 개장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이 대전 지역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은 젊은 부모를 공략하기 위해 유아동 브랜드를 늘리고, 중부권에 없던 명품 브랜드 매장을 들였다. 키즈카페, 영화관, 호텔 등 즐걸거리를 모아놓았다. 개장 후 하루 평균 약 2만4000명, 주말엔 4만명 이상이 방문했을 정도로 인기다.
하나부터 열까지 고객 맞춤형
대부분 프리미엄 아울렛의 1층은 명품과 패션 매장으로 채워져 있다. 매장의 상품기획(MD) 경쟁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은 달랐다. 1층의 3분의 1을 유아동 브랜드 26개로 채웠다. 베네통키즈·뉴발란스키즈 등 다른 아울렛에서는 고층에 있는 유아동 의류와 잡화 브랜드를 1층에 배치했다. 주 고객이 대전과 세종 등에 살며 어린 자녀를 둔 3040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아이 옷을 아울렛에 들어서자마자 볼 수 있다.

유아동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모은 ‘스튜디오 쁘띠’도 만들었다. 이유식을 파는 얌이밀과 세계 완구를 파는 나비타월드 등이 입점돼 있다. 키즈카페 크레빌에서는 엄마가 쇼핑을 하는 동안 아이가 영어 수업을 받을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대전점의 유아동 브랜드 비중은 전체의 10%”라며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과 송도점의 유아동 브랜드 비중인 6~7%보다도 높다”고 말했다.

구매력이 높은 중부권의 명품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프라다, 발렌시아가, 아르마니, 골든구스 등 30여개 해외 명품 브랜드를 중부권 아울렛 최초로 들였다. 생로랑과 몽클레어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틀어 처음이다.

야외 시설이 많아 날씨에 영향을 받던 교외형 아울렛의 단점도 보완했다. 소비자들이 다니는 길마다 유리로 된 접이식 문을 설치했다. 날씨가 좋으면 보통 교외형 아울렛처럼 야외에서 걸어다니며 쇼핑을 할 수 있다. 비가 오면 접이식 문이 펼쳐져 매장 입구 앞에 유리 창문으로 막힌 복도가 만들어진다. 비가 와도 우산을 펴지 않고 모든 매장을 돌아다닐 수 있다.
식당부터 호텔까지…리조트형 아울렛
대전점의 또 다른 특징은 ‘쇼핑을 하지 않아도 온종일 놀 수 있다’는 것이다. 쇼핑객은 물론 쇼핑을 하지 않는 소비자들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만한 공간을 만들었다. 온라인 쇼핑몰, 도심의 창고형 아울렛과 차별화한 전략이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대전점을 개장할 때 “중부권 주민들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백화점 수준의 식음료(F&B) 매장을 배치했다. 대전의 칼국수 식당 ‘복수분식’과 부산의 ‘스시덴고쿠’ 등 유명 맛집을 포함해 20여개 식당을 유치했다. 서로 다른 매장의 음식들을 주문해 먹을 수 있는 푸드코트도 만들었다.

휴식 공간에도 공을 들였다. 대전점 전체 영업면적(5만3553㎡)의 3분의 1 수준(1만7652㎡)을 정원과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1층 중앙 광장에는 130m 길이의 분수를 설치했다. 이곳에서 아동극 등 공연도 한다. 예술 작품들이 있는 다람쥐 공원과 옥상 정원도 있다.

7개 상영관이 있는 메가박스, 대전의 유명 서점 휘게문고, 프랑스 헤어살롱 브랜드 꾸아퍼스트 등 다양한 매장도 입점했다. 주차장 옆에 세워진 비즈니스 호텔 스카이파크 호텔도 새로운 시도다. 호텔에서 자고 일어나 아울렛 정원에서 산책을 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 쇼핑을 한 후 영화를 볼 수 있다. "의식주와 쇼핑, 문화생활이 한 곳에서 해결되는 리조트같은 곳"이라고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소개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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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에필로그</i>·오프라인 유통공룡들의 반격 시리즈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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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유통에 미래는 없다”고들 했다. 소비자들이 똑같은 물건을 싸게 판매하는 온라인으로 점점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변화는 더 빨라졌다.

하지만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생존을 위해 혁신하고 있다.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관습은 벗어던졌다. 한국경제신문은 그 혁신의 사례를 11차례에 걸쳐 소개했다. 백화점은 1층에 슈퍼마켓을 만들었다. 대형마트는 온라인 배송기지로 탈바꿈했다. 편의점도 하루가 다르게 변신하고 있다. 호텔까지 유치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처럼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을 수 있다면 뭐든 시도했다.

그러자 사람들이 찾아왔다. 본지가 혁신 사례로 소개한 대다수 점포들은 변신 후 방문자수와 매출이 확 뛰었다. 소비자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주면 오프라인 유통도 생존을 넘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오프라인 유통은 미래를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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