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의 구조적 함정

입력 2020-08-31 17:23   수정 2021-07-21 14:58

중국에 우려되는 점이 한둘이 아니다. 중국 지도부는 홍콩을 파괴하는 과정에서 국제적 신뢰를 잃어 각국과 협상을 진전시키기 더욱 어려워졌다. 중국의 ‘분할 정복(divide-and-conquer)’식 외교 전략은 공격적이고 미숙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가주의 경제 전략 역시 마오쩌둥 모델로 회귀하면서 민간 기업을 공산당 아래 두고 기업을 부당하게 이용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오랫동안 중국의 발전과 지도자들의 야망을 과소평가했다. 오늘날 중국이 내가 일했던 당시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지금 내부적으로 엄청난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는 이 국가와 미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고민해야 한다. 중국의 앞으로 20년은 지난 20년과 분명히 다른 복잡하고 어려운 길을 걷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 인구를 예로 들어 보자. 국내총생산(GDP) 증가는 한 국가의 노동 인구와 생산성 향상으로 비롯된다. 덩샤오핑은 시장 자유화를 꾀하면서 중국인들의 독창성과 노력이 엄청난 발전을 이끌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 성장은 오히려 폭발적 인구 증가에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하는 젊은 인구가 더해지면서 이뤄졌다.
노동인구 감소·고령화에 직면
중국 GDP는 1997년 미국의 11% 수준에서 20년 뒤 63% 수준으로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수억 명이 빈곤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시 주석 시대의 중국 노동인구는 되레 감소하고 있다. 21세기 중반까지 1억7400만 명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도 있다.

반면 65세 이상 인구는 2050년이 되면 4억 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대부분에게 주택이나 다른 공공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 예산 체제에선 사회 안전망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 완전히 다른 예산이 필요해진 것이다.

시 주석이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대출을 늘리기로 한 것은 지방정부와 기업들이 현재 우발적 채무에 시달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표적 사례가 고속철도다. 국유인 중국철도는 거대한 철도망을 구축하기 위해 거의 1조달러의 부채를 떠안았다. 몇몇 주요 노선은 수익이 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고 이자 지급만으로도 운영 수익을 초과한다.

우리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인간 번영의 엔진으로서 시장과 개인의 자유를 촉구한 것이 중국에도 영향을 줬다는 것을 기억한다. 그들의 통찰력은 덩샤오핑과 장쩌민의 경제적 성과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지금 시 주석은 중국에서 지적 담론을 억압하고 있어 개혁을 막고 중국의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고속철도망 구축에 1조弗 부채
아마도 중국은 이런 내부적 변화를 감지해 자기 이익에 입각한 외교 정책을 펼쳐왔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접근 방식으로는 중국이 장기 파트너를 확보하는 데 매우 힘든 작업이 계속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중 두 나라가 실책이나 상호 오판으로 인해 대결에 직면할 위험이 상존한다.

우리는 중국과의 갈등 국면에서도 특정 부분은 조용히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군함의 항로 규칙과 상호 안정성을 증진시키는 의약품이나 희토류의 비축 등은 계속 협상을 진전시켜야 한다. 양국의 리더들은 현실적 상황을 감안해 미래 공동 관심사를 논의해야 한다.

정리=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조지 슐츠 전 미 국무장관이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China Has Troubles of Its Own’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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