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G, 동종업계 역발상 M&A 전략 통했다

입력 2020-08-31 17:23   수정 2020-09-01 00:45

올해 상조업계의 최대 화제는 업계 8위인 좋은라이프가 1위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한 일이다. 선두 업체가 소규모 회사를 사들여 사세를 확장하는 사례는 많지만 이처럼 반대의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이런 거래가 성사된 것은 좋은라이프를 보유 중인 국내 사모펀드(PEF) VIG파트너스의 탄탄한 자본력과 차별화된 ‘볼트온(동종 기업 추가 인수)’ 전략 덕분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VIG가 상조업체 투자를 결정한 것은 2015년이다. 당시 상조업계는 진입장벽이 낮아 200여 개 소규모 업체가 난립해 있었다. VIG는 여러 업체를 합병해 서비스 수준을 높인 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VIG도 처음에는 업계 상위 업체를 인수하는 통상적인 방식대로 프리드라이프에 접촉을 시도했다. 프리드라이프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외형 확장을 계획하고 있었던 터라 시도는 무산됐다. VIG는 재무구조가 비교적 안정적인 소규모 업체 좋은라이프를 먼저 인수한 뒤 때를 기다리기로 했다. 2017년 금강문화허브, 2019년 모던종합상조를 잇달아 인수해 규모를 키웠다. 10만 명 수준이던 좋은라이프 회원은 지난해 40만 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기회가 왔다. 좋은라이프의 꾸준한 성장세를 지켜본 프리드라이프가 VIG에 회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VIG는 지난 6월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마무리지었다. 내년 통합법인 출범을 목표로 좋은라이프와 프리드라이프는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VIG는 상조업계 투자 4년 만에 회원 150만 명, 약 20%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보람상조와 1위를 다투고 있다. 박병무 VIG 공동대표는 “상조업은 규모가 커질수록 효율성이 높아지고 비용은 줄어든다”며 “전국 단위 조직을 꾸리기 위해 대형 업체를 인수하는 큰그림을 처음부터 계획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VIG는 지난해 보유 중이던 식자재유통기업 윈플러스를 통해 한화그룹의 관련 사업부(푸디스트)를 인수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 사업부를 인수한 드문 사례였다. 윈플러스의 식자재를 한화가 운영하는 급식업체에 납품하면서 안정적인 거래처와 매출을 확보하고 비용도 낮추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당시 경험이 프리드라이프 인수에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VIG는 볼트온 방식으로 여러 차례 실력을 발휘한 사모펀드 운용사다. 2014년 인수한 써머스플랫폼(가격비교 사이트), 2016년 투자한 하이파킹(주차장 관리) 역시 관련 회사를 추가 인수해 가치를 끌어올린 뒤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신재하 VIG 공동대표는 “업종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투자 대상 발굴과 운영, 자금 모집 능력 등을 함께 갖춰야 제대로 된 볼트온 작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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