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기다리라"는데…서울 아파트는 '공급 절벽'

입력 2020-09-01 17:11   수정 2020-09-28 16:19


이달 서울 지역의 새 아파트 분양은 양천구 ‘신목동 파라곤’(153가구)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29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서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장에서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에 분양을 서두른 곳이 많아 다음달 이후에도 분양 물량은 크게 늘어나기 힘든 상황이다.
9~10월 서울 분양 단 세 곳
건설업계에서 9~10월 가을 분양은 5~6월 봄 분양과 함께 ‘분양 대목’으로 불린다. 하지만 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9월 서울에서 분양되는 단지는 양천구 신목동 파라곤 단 한 곳이다. 다음달까지 합쳐도 3개 단지 1187가구가 전부다. 다음달에는 현대건설이 고덕동 강일지구에 분양하는 공공분양 아파트 ‘힐스테이트 고덕’(809가구)과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225가구)가 예정돼 있다. 내년 등으로 연기되는 단지가 속출해서다.

지난해 9~10월 서울에서는 11개 단지에서 2621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왔다.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112가구)를 비롯해 △역삼동 센트럴아이파크(138가구) △보문동 보문 리슈빌 하우트(221가구) △거여동 송파 시그니처롯데캐슬(745가구) 등이 청약을 받았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일반분양 물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 3차·경남 재건축)가 예정대로 다음달 분양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관계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시한 분양가격인 3.3㎡당 4891만원에 분양할 예정”이라면서도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비사업의 경우 분양가 규제나 조합 내부 문제로 분양이 쉽지 않은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렇다 보니 내년 상반기까지 이렇다 할 서울 분양 물량이 많지 않다.

올 하반기 분양을 예정했던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4869가구)는 사업이 무기한 연기됐다. 단지는 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포함돼 3.3㎡당 분양가격이 예정 가격인 3500만원에서 2970만원으로 대폭 낮아져 집행부가 해임되고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둔촌주공 조합은 새 조합 임원과 조합장을 선출하고 이전 조합과의 분쟁을 끝낸 뒤에야 분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과 소송을 진행 중인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 재건축, 267가구)는 내년 상반기에나 분양 일정을 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분양 676가구인 방배동 ‘아크로 파크 브릿지’(방배 6구역 재개발)도 조합장 해임으로 내년 3월께 분양 여부를 결정한다.
가점 낮은 젊은 층 당첨 더 힘들 듯
분양이 줄어 9월부터 시행되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 완화’도 무용지물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7·10 부동산 대책’에서 월평균 소득 130% 이내까지 민영주택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게 했다. 4인 가구 기준으로 월평균 소득 809만원인 근로자가 해당한다. 연봉 9708만원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국회에서 “지금 당장 ‘영끌’을 해서 집을 사는 것보다 공급될 물량을 기다렸다가 분양받는 게 장기적으로는 도움 될 것”이라고 했지만 분양 물량 자체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분양 물량이 나와도 가점이 낮은 30대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감정원 청약홈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청약에서 당첨된 사람들의 최저 청약가점은 평균 60.6점으로 집계됐다. 39세라도 자녀 2명에 배우자 등을 포함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는 57점에 불과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 등을 이용해 분양가를 통제할수록 사업성이 낮아져 분양 물량이 줄어든다”며 “공급 물량 감소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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