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유인 '플라잉카' 띄운 日…한국은 5년 뒤 상용화[여기는 논설실]

입력 2020-09-01 09:30  


전기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발명된 것은 1830년대였고, 가솔린 자동차가 개발된 것은 1885년이었다. 비행기는 이로부터 약 20년이 지난 1903년에 등장했다. 2013년부터는 수직이착륙 드론이 상용화됐다. 이젠 자동차와 비행기, 드론을 합친 ‘플라잉카(flying car, 하늘은 나는 자동차)’ 시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최근 일본 기업 스카이드라이브가 첫 유인 플라잉카 시험운전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 25일 1인승 플라잉카를 수직으로 이륙시켜 약 3m 상공을 4분간 운행했다. 차체에는 8개의 모터와 2개의 프로펠러가 장착됐다. 소형이어서 일반적인 주차 공간 2칸 정도의 면적이면 이착륙할 수 있고 보관도 할 수 있다.
3년 뒤 2인승 판매…최고 6억원
놀라운 건 이 회사 창립자가 자원봉사단체 회원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2012년 회사를 설립한 뒤 일본개발은행과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2014년부터 플라잉카 개발에 착수했다. 2023년부터 2인승으로 개조한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예상 가격은 30만~50만 달러(약 3억6000만~6억원)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2030년부터는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한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관련해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한 곳은 미국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우버다. 항공기 제작회사인 보잉과 에어버스, 자동차 회사 도요타와 포르쉐 등이 추격하면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우버와 손잡고 전기로 작동하는 에어택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사업부를 신설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최고위직 출신 신재원 박사를 사업부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올해 1월에는 CES 2020에서 UAM과 목적기반모빌리티(PBV), 허브(Hub)를 3대 축으로 한 신개념 도심 모빌리티 청사진을 공개하고 우버와 전략적 협업을 발표했다.
인천공항에서 여의도까지 11만원
우리 정부도 2025년까지 UAM 상용화에 나서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발표했다. K-UAM은 도시 권역 30~50km의 이동 거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승용차로 1시간 걸리는 거리를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이동 경로와 고도는 기존 헬기와 비슷하다. 전기 동력을 활용하므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소음도 헬기(80dB)의 20%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 운임은 상용화 초기에 40km(인천공항~여의도) 기준 11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이 커지고 자율비행이 일반화되면 2만원대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투자분석가들은 2040년쯤 도시형 플라잉카가 대중화되고, 시장 규모는 최대 2조9000억 달러(약 343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 ‘백 투 더 퓨처’ 현실로
가장 큰 난관은 아무래도 안전성이다. 플라잉카가 스스로 주변 환경을 살피고 상황을 판단해 완벽하게 통제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설계와 디자인 문제도 있다. 사람과 화물 등 필요한 만큼의 중량을 실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배터리의 용량과 성능이 개선돼야 한다. 소음도 더 줄여야 한다. 이밖에 항공 교통정리와 인프라 등 수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그러나 새로운 모빌리티 혁명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플라잉카 기술이 발전할수록 지상의 교통 혼잡과 지리적 제약이 줄어들 것은 분명하다. 자동차와 비행기의 발명이 인류에게 가져다 준 교통 혁명과 맞먹는 변화다. SF영화 ‘백 투 더 퓨처’의 마지막 장면처럼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타고 마음껏 이동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