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우 금융부 기자) "골프장 부지를 보유하고 있던데, 매각 계획은 없나요?"
예금보험공사에는 요즘 "골프장 지을 땅을 사고 싶다"는 기관투자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골프장은 코로나19 사태에도 호황을 누리고 있어 투자시장 큰 손들의 관심이 뜨겁다.
예보는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매수 문의가 계속 들어오는 부동산 29건을 공개 매각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공매에서 가장 주목받는 물건은 충북 음성에 있는 골프장 부지다. 137만㎡(약 41만평) 넓이에 감정가는 231억원. 골든뷰CC라는 27홀 회원제 골프장을 지으려다 착공하지 못한 땅이다. 예보 측은 "기관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인 사업장"이라고 했다. 골프장 부지가 예보 공매에 나온 것은 1년여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은 코로나19 걱정을 그나마 덜 수 있는 공간인 데다 스크린골프 대중화, 여성 골프인구 증가, 52시간 근무제 등에 힘입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260개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22.5%로, 2009년(24.1%) 이후 가장 높았다. 최근 골프장의 인수합병(M&A) 가격은 홀당 60억원 이상에 매겨지고 있다.
이번 공매는 오는 17일부터 입찰을 받는다. 함께 매물로 나온 서울 영등포구 오피스텔, 광진구 아파트, 마포구 상가 등도 개인·기관투자자의 눈길을 끌 만한 물건이라고 예보는 설명했다.
예보가 이런 자산을 보유하게 된 계기는 '저축은행 사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을 무리하게 확장하다 망해버린 저축은행의 예금자에 돈을 대신 지급하고, 저축은행의 각종 자산을 넘겨받았다. 예보는 이들 자산을 틈틈이 공매에 부쳐 공적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예보 창고에는 부실 저축은행이 갖고 있던 초고가 수입차 등이 아직도 잠자고 있다. (끝) /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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