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에…개인 신용대출 한달새 4조 급증

입력 2020-09-02 17:02   수정 2020-09-03 02:00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지난달 4조원 이상 불었다. 월별 증가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활황세를 보이는 증시에 올라타려는 개인투자자들의 ‘빚투’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피해가기 위한 ‘영끌 대출’이 겹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저금리에 주식·부동산 수요 겹쳐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7월 말(120조1992억원) 대비 4조755억원(3.4%) 늘어난 124조2747억원을 기록했다.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통상 전달 대비 1~2%포인트 안팎 오르내린다. 전달에 비해 3% 넘게 증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5대 은행 신용대출은 올 들어 8개월간 14조3639억원(13.0%) 불었다. 전례없는 증가세다. 2019년 한 해 증가분 8조176억원을 이미 상반기에 넘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3월엔 전달 대비 2.0%(2조2408억원) 불었고, ‘6·17, 7·10 부동산 대책’이 이어진 6월과 7월에도 각각 2.5%(2조8374억원), 2.3%(2조6760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이 늘어난 요인으로는 낮아진 금리와 코로나19 여파, 부동산을 급히 구매하려는 자금 수요 등이 꼽힌다. 개인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2일 기준 연 1.54%(우리은행)~2.33%(국민은행)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은행별로 0.5%포인트가량 낮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연 1%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주식과 부동산에 넣을 돈을 마련하려는 개인 고객이 속속 창구를 찾아 대출 약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구불예금도 13조원 폭증
이자를 거의 주지 않는 입·출금 전용통장에도 돈이 쌓이고 있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8월 말 536조6678억원으로 전달 대비 13조2953억원(2.5%) 불었다. 요구불예금 금리는 연 0.1%대에 불과하다. 그 대신 일정 기간 돈을 묶어놔야 하는 정기예금과 달리 필요할 때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은 3월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한 이후 7월을 제외하고 매달 늘고 있다. 증시와 부동산 시장으로 대규모 자금이 빨려들어가면서 7월엔 소폭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5대 은행의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 잔액은 기준금리가 0.5%대로 떨어진 뒤 꾸준히 줄고 있다. 금리는 연 0.60~1.05% 수준이다. 5월 전월 대비 5조8499억원, 6월 10조6785억원, 7월 5조4259억원 빠졌다가 지난달 소폭(9547억원) 증가했다. ‘어금영(어차피 금리는 0%대)’ 시대를 맞아 금융 소비자들이 정기예금 자금을 언제든 활용 가능한 요구불예금으로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이 늘어난 것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를 준비하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라며 “증시와 부동산 시장이 활황인 올해 유독 변동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송영찬/김대훈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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