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가장 큰 실책은 민주주의의 기반이라고 하는 ‘3권분립’ 자체를 무너뜨린 일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다른 정치인들에 대해 “굳이 평가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문 대통령에 대해선 달랐다. 그는 “솔직히 모든 측면에서 잘할 것이라고 믿었는데 전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주의의 기반을 뒤흔들고 있다”고 작심한 듯 비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대해선 “수도라는 게 그렇게 함부로 옮길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며 “현재로선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민생 문제에 대해선 “이번 정기국회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서울시장과 대선 후보 등에 대해선 당내 인재 발굴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당을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만들면 자연 발생적으로 당 내부에서 대통령 후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와의 연대설에 대해선 “밖에 계신 분들이 관심이 있으면 우리 당에 흡수돼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보수와 중도 진영 간 대통합보다는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통합에 무게를 둔 발언이다. 안 대표 영입에 적극적인 일부 당내 인사들의 의견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안 대표에 대한 질문이 거듭 나오자 “비대위원장 취임 100일 간담회에 왜 안철수 질문을 많이 하냐”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예로 들며 “내년 선거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지 않겠느냐”며 “가급적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인물이 충분히 당내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시 보궐선거에선 무소속이었던 박원순 후보가 박영선, 나경원 등 현역 의원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그는 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질문에도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좌동욱/성상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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