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허가받은 국산 항체진단키트 없는 까닭

입력 2020-09-03 17:52   수정 2020-09-04 02:03

미국에서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은 국내 업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진단키트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중국산 항체 불량 문제가 제기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심사가 더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항체진단키트로 미국 FDA에 EUA를 신청한 국내 업체는 바디텍메드, 수젠텍, 피씨엘, 휴마시스, 디엔에이링크 등 최소 다섯 곳이다. 이외에도 젠바디, 마이크로디지탈, 나노엔텍이 EUA 획득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제품 판매가 가능한 국내 업체는 없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엑세스바이오가 FDA로부터 EUA를 획득했지만 이 기업은 미국에 본사를 둔 외국법인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는 분자진단, 항체진단, 항원진단 세 종류가 있다. 항체진단은 가래, 콧물 등의 검체를 이용하는 다른 두 방식과 달리 혈액에서 분리한 혈청을 검체로 활용한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검사 대상자의 몸에 항체가 형성돼 있는지를 확인해 진단하는 방식이다. 검사 시간이 15분가량에 불과하고 별도 실험 장비가 없어도 사용이 가능해 의료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개발도상국에서 주로 쓰인다. 초기 감염자를 잡아내기 어렵고 정확도가 40~80%로 분자진단의 95~99% 수준에 비해 다소 낮았었지만 최근 기술 개발로 90~99% 수준까지 정확도가 높아졌다.

FDA는 지난 5월 초까지 제품 등록만 거치면 승인 없이도 현지 의료진이 항체진단키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산 항체를 사용한 제품 위주로 위음성 사례가 속출하면서 FDA는 EUA를 획득한 항체진단키트만 사용될 수 있도록 지침을 바꿨다.

업계에선 평상시보다 FDA의 EUA 검토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통상 진단키트는 3~8주면 EUA 검토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바디텍메드와 휴마시스는 각각 3월과 5월 EUA를 신청했지만 아직 평가 결과를 받지 못했다. 허가신청업체가 폭증하고 있어서다.

FDA는 미국 국립암센터(NCI), 국립보건원(NIH) 등 현지 의료기관을 통해 평가한 제품에만 EUA를 내주고 있다. 현지 의료기관의 임상 평가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분자진단키트에 비해 더 엄격한 절차다. 수젠텍, 피씨엘, 디엔에이링크 등은 FDA 평가 기준을 충족한 제품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셀트리온, 바디텍메드, 피씨엘 등은 항원진단키트 허가도 추진하고 있다. EUA를 받은 항원진단키트가 네 개 제품에 불과한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 얻을 수 있는 위상 제고와 시장 선점 효과도 더 크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비비비, 휴마시스와 공동 개발해 항원진단키트 개발을 마쳤다. 바디텍메드는 미국 현지에서 항원진단키트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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