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간호사 격려' 메시지 두고 여야 난타전이 점입가경이다.
청와대 측이 3일 논란이 된 SNS 글에 대해 기획비서관실이 작성한 것이라고 경위를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참 구차하다. 칭찬 받을 때는 본인이 직접 쓴 것이고 욕 먹을 때는 비서관이 쓴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하태경 의원은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와대 부대변인 시절 문재인 대통령이 SNS 글을 직접 쓰신다고 밝힌 적이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 의사와 간호사 이간질 하는 문 대통령의 SNS 게시글이 논란이 되자 이번엔 기획비서관실에서 작성했다며 그 과정을 상세히 밝혔다"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은 "한 마디로 문 대통령은 아무 잘못 없고 비서진이 잘못했다는 것인가"라며 "대통령이 썼든 비서진이 작성했든 공식적으로 나온 말과 글은 온전히 대통령의 것이니 책임도 최종 결재를 한 문 대통령 본인이 지는 것이다. 비서진의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와대 관계자도 인정했듯이 이번 문 대통령의 SNS 글은 많은 국민들에게 큰 절망감과 상처를 남겼다"면서 "또 해법을 모색해 가던 의사파업 사태에 기름을 부었다. 비서진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문 대통령이 직접 매듭을 풀어라"라고 촉구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 SNS에 의사와 간호사들을 편가르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불거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SNS 글에서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렵나”라며 "지난 폭염 시기,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다. 의료진이라고 표현되었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도 적었다.
격려글을 가장해 의사 집단에 대한 비판 등 다른 뜻이 담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며 본인을 간호사라고 밝힌 국민들도 ‘간호사는 간호사로서 존중받아야 하지 편가르기 수단으로 이용돼선 안된다"고 공분했다.
"의사는 의사의 역할이 있고 간호사는 간호사의 역할이 있는데 의사들의 짐을 간호사가 떠맡는다는 게 무슨 말이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새롭게 당명을 바꾼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헌신한 의료진’ 그 짧은 세 음절마저 ‘의사와 간호사’ 분열의 언어로 가르는 대통령 이라며 다음엔 누구를 적으로 돌리실 셈인가?”라고 물었다.
젊은간호사회도 입장문을 내고 "열악한 근무, 가중된 근무환경, 감정노동이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라며 "간호사들의 어려움을 줄이는 방법은 간호대 증원, 지역간호사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고민정 의원은 2018년 청와대 공식 SNS에 문재인으로 올라오는 글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올리는 글"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민정 의원은 당시 "직접 써서 올리시고 다만 본인이 자판으로 쳐서 엔터를 쳐서 올리고 이런 것까지는 아니지만 본인이 직접 글을 다 쓰셔서 관리자에게 전해지면 관리자가 업로드를 시킨다. 업로드의 역할만 관리자가 할 뿐이지 글을 그분들이 다 쓰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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