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이슈 찬반토론] 내년에도 초슈퍼예산…줄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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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07 09:01  

[시사이슈 찬반토론] 내년에도 초슈퍼예산…줄여야 할까

[찬성] 3년째 '초슈퍼 예산' 바람직하지 않아
내리 3년 ‘초(超)슈퍼 예산’이 계속되면서 나라살림에 어두운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3년 연속 증가율이 8%를 넘는 팽창 예산인데, 나라살림의 기본이 되는 경제성장률과 비교해보면 괴리가 너무 크다.

경제가 나빠 세금도 걷히지 않는데 지출은 오히려 크게 늘리니 2년째 총지출 규모가 총수입을 넘는 적자다. 방역·경제 모두 전시(戰時)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과도한 적자 살림이다.

정부의 편성안을 들여다봐도 걱정스러운 대목이 많다. 우선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국내총생산(GDP) 대비로 올해 39.8%에서 내년에는 46.7%로 7%포인트가량 폭등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저출산을 감안할 때 위험하다. 기축통화국도 아니고 수출의존도는 높은 한국으로선 대외신인도 추락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외환위기 때 우리가 경험했던 국가위기 상황이 재정위기로 비롯될 수도 있다.

지출 내용도 문제가 다분하다. 보건·복지·고용 쪽에만 올해보다 19조4000억원 늘어난 200조원을 집중 투입한다는데, 과연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일자리 예산이라며 재정 투입을 통한 알바형 공공 일자리나 만들어왔다. 오죽하면 ‘통계용 일자리 창출’이란 비판까지 나왔다. 복지 예산도 퍼주기식 ‘문재인 케어’와 현금 살포 등에 방만하게 쓰였다. 지출 구조조정 없이 재정 확대만으로는 정책 실패를 덮는 데 한계가 있다.

5년짜리 정부의 ‘임기 뒤는 나 몰라’는 식 과속 재정팽창에 대해 제대로 견제하는 곳도 없는 상황이다. 과도한 빚은 다음 세대의 부담으로 남는다. 국민에게 재정의존도를 높이게 하는 것도 큰 부작용이다. 큰 정부는 민간의 활력을 침해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반대] 위기 때 정부지출 확대해야
위기 때 정부의 역할, 특히 재정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은 오래된 이론이다. 정부가 있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대공황 때 미국 정부가 추진한 뉴딜 정책이 그런 사례다. 재정 지출을 늘리게 되면 어떻게든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되고, 그런 과정에서 소비가 일면서 일자리가 생기게 된다.

확장 재정을 우려하는 쪽에서는 정부 주도의 일자리를 ‘관제(官製)고용’이라며 비판하지만 지금 한국 사정이 그만큼 다급하다. 사회적 약자, 경제적 취약 계층은 하루하루가 힘겹고 어렵다. 정부가 나서서 어떤 형태로든 지원해야 한다. 그래서 일자리 예산도, 복지 예산도 늘릴 수밖에 없고 줄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다. 정부 지출 급증에 따른 문제점이 있지만 일단 이 위기를 넘기는 게 급선무다. ‘미래 세대’ 착취라는 심한 표현도 나오고 있지만, 지금의 위기 상황을 잘 넘기지 못하면 미래 세대의 존재 자체도 어려운 것이다. 세금이 쉽게 걷히지 않는 상황이라 채무를 늘리더라도 정부지출을 늘려 인위적으로 성장을 유도하고 고용과 소비를 확대해야 한다.

기업도 가계도 어려울 때는 빚을 내서라도 위기를 돌파하는 게 중요하지 않나. 국가채무 문제에서 마치 국내총생산(GDP) 40%를 넘어서면 그 자체로 큰일이 나는 것처럼 주장하는 이들도 많지만, 40%라는 기준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과거 한국 정부가 준용한 적이 있다지만, 절대적 기준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늘어난 정부 지출의 효과를 검증해보라는 지적도 무리한 측면이 있다. 정책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시차를 두고 여러 곳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일자리 창출 지출에서는 하루하루가 다급한 취약계층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 생각하기
해마다 9월 정기국회는 정부가 편성한 다음해 예산안을 심의 의결한다. 우리 헌법은 예산 처리에 관해 정부에는 편성권, 국회에는 심의의결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국회는 항목별 가감을 예사로 한다. 정부를 통하는 형식을 취하지만, 이것도 내용적으로는 위헌이다.

올해 심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무엇보다 최근 몇 년째 나라살림이 너무 커지고 있다. 빚 확대를 통한 증가여서 큰 문제다. 확장 재정에 대한 효과 점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렇게 급증하는 부채의 부작용은 향후 어떻게 나타날 것이며, 감당해낼 수는 있을까. 곳곳에서 문제가 제기된다.

재정지출을 오히려 더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경제위기 때 재정의 역할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를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재정이 더 해야 하며, 위기에 처한 사회·경제적 약자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코로나 위기에서 재정의 역할은 더 커졌다는 것이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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